퇴근길 인문학 수업 : 뉴노멀 - 대전환의 시대, 새로운 표준에 대한 인문학적 사고 퇴근길 인문학 수업
김경미 외 지음, 백상경제연구원 엮음 / 한빛비즈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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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석학자이자 철학자인 에리히 프롬은 인간의 불안과 소외를 극복할 수 있는 최상의 방법으로 사랑을 꼽았다. 어머니의 몸에서 분리된후 불확실한 세상에 내몰려 불안에 떨며 살아가는 인간에게 최고의 처방전은 사랑이라는 것이다.
사랑의 힘은 위대하다‘는 말에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사랑은 고독하고 외로운 두 존재를 하나로 만들어주면서, 동시에 서로가 독립적이면서 고유한 인격체로 존중받게 해주는 힘을 지니고 있다. 인간을 거대한 조직의 부품으로 여기는 현대사회에서 서로 아껴주고 보호해줄 때 우리가 얼마나 더 커다란 존재로 거듭날 수 있는지 증명하는 역할을 한다.
- P7

포모증후군이란놓치거나 제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의미한다. 특히 SNS에서 자신만도태되는 것은 아닌지 불안해 일상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울 정도로 SNS에 더욱 매달리게 되는 상황을 뜻한다.
포모증후군의 치료법은 역설적이게도 인터넷 혹은 SNS 사용을 줄이는 디지털 디톡스‘다. SNS에서 맺어진 관계가 우리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 커질수록 이런 고립공포감은 계속될 수밖에 없기에 온라인세상에 의존하는 일 자체를 줄여야 히는 것이다. 온라인 세상에서 맺어진 관계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은 현실 세계의 친구들이다. 현실 세계의 친구들과 함께 한바탕 어울린다면 스마트폰이 손에 쥐어져 있지 않은 오프라인 상태에서도 불안감을 떨칠 수 있다.
- P41

그런데 요즘 기존의 경제관에 변화가 감지된다. 공유경제, 구독경제,중고시장 등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유형의 생산과 소비형태가나타나고 있다. 사유재산을 기본으로 하지 않고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재화를 소유하고 소비하는 ‘협력적 공유시회‘가 도래한 것이다. 제러미리프킨은 이렇게 달라진 경제활동이 접속권을 기반으로 이뤄질 거라 예상했다. 그래서 그의 대표 저서 《소유의 종말의 원제목도 접속의 시대이다 - P66

대량생산은 기본적으로 많은 사람이 만족할 만한 표준화된 상품을 가장 저렴한 소비자가격에 가격에 공급하는 데 최적화된 체제였다. 그런데사람들이 접속권을 구매해 소비하게 되고 내 취향이나 상황에 딱 맞는제품에 접속하길 원한다면, 적당히 모든 상황에 어울리는 저렴한 가격의재화는 더 이상 팔리지 않게 될 것이다. 이는 곧 대량생산 체제에 의해생산되는 재화가 매력적이지 않다는 의미다.
접속의 시대에 소비자들은 나에게 딱 맞는 재화를 위해 지갑을 열 것이다. 물론 과거보다 재화를 소유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커지겠지만,
짧게 몇 시간 동안 재화를 접속하는 비용은 크게 의미 있는 수준이 아니다 - P81

문제는 튜링 자신도 전통적으로 ‘생각하기‘로 여겨져왔던 것을 자신의튜링 테스트를 통해 보여주려 한 게 아니라는 데 있다. 튜링은 왜 생각이란 것을 하는 데 한 가지 방법만 있다고 단정 지어야 하는지를 묻고 있다. 거기다 신경생리학자 벤저민 리벳 Benjamin Libet 등이 수행한 실험은 인간의 의식, 지능, 생각에 대해 훨씬 관념론적인 색채를 뺀 그림을 착상할계기를 마련했다. 피실험자의 손가락을 움직이려는 의식적인 결정과 실제 손가락 움직임, 그리고 뇌파 측정기로 측정한 두뇌 활동 간의 시간 차이를 분석하는 실험을 통해, 피실험자가 손가락을 움직이겠다는 의식적인 결정보다 빠르게 두뇌 활동이 진행됨을 증명하는 뇌파를 측정했기 때문이다. 물질적 신체가 의식적인 생각에 앞서서 결정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한 실험 결과였다.
- P134

근대 이후 전 세계는 과학기술 발전에 기대어 혁혁한 발전을 이루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우리는 과학기술을 지나칠 정도로 맹신하고의존하는 식의 편향된 사고체계를 갖추게 된 것은 아닐까? 과학이 추구하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태도외 과학적 문제 해결 방법은 훌륭하지만,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 P154

내 인생의 가장 좋은 친구는 나 자신이다. 그런 나 자신과 온전히 마주하려면 일상을 조금 단순화할 필요가 있다. 고요함을 즐기고 단순함을추구하면서 약간의 결핍과 불편은 즐길 줄 아는 태도가 필요하다.
삶 속에서 맛보는 기쁨 또한 행복의 중요한 요소다. 긴 겨울을 이기고돋아나는 여린 새싹에서 감동을 느끼고, 가뭄 끝에 내리는 단비에서 축복을 느끼며 오랜 불임 끝에 찾아온 아기를 안고 환희를 맛보듯 생명도,
승리도, 성공도 오랜 기다림 끝에 찾아올 때 우리 마음을 더 충만하게 한다. 이별 뒤의 재회, 미움 끝의 용서, 불화 끝의 화해가 가져다주는 기쁨이 우리의 삶을 더 큰 행복으로 이끈다.
그러므로 현재의 불만족과 결핍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줄 아는 수용의 자세가 필요하다. 어차피 내 마음대로 되지 않을 세상이라면 돌아가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도 지혜다. 그 안에서 작은 즐거움을 찾는 것이 행복으로 가는 길이다.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현재의 기쁨을 놓치는 어리석음, 젊음에 대한 집착으로 내 나이가 주는 아름다움을망치는 어리석음, 경쟁에 대한 압박감으로 배움의 즐거움을 포기하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우리의 행복은 배가 된다.
- P296

어쩌면 우리의 불행은 원하는 것을 갖지 못해서가 아니라 필요 이상의것을 원해서인지도 모르겠다. 유목민에게 옷이란 추위를 막아줄 정도면되고, 집도 짐승의 공격을 막아줄 정도면 충분하다. 그들은 땀 흘려 일해서 꼭 필요한 만큼의 음식과 옷을 마련한다. 그런데 우리는 어떤가? 너무 많이 먹고 소유하고 꾸미는 것은 아닐까? 그러고도 모자라 더 나은맛과 섬세한 감촉을 찾아 돈과 에너지를 쏟아붓는다. 집집마다 신발이넘쳐난다. 정장 구두, 캐주얼 구두에 색색가지의 운동화, 트레킹화, 등산화, 마라톤화, 샌들, 슬리퍼.… 식구는 두셋인데 신발은 수십 켤레다.
물론 우리가 맨발의 아프리카 원주민처럼 살 수야 없겠지만, 과연 이 많은 신발이 꼭 필요한지 한 번쯤 반성해볼 일이다.
- P302

나는 어떤 노인이 되어야 할까를 고민해본다. 물론 성숙하고 지혜로운노인이고 싶다. 고집스럽고, 괴팍하고, 속 좁고, 잘 삐치고, 뒤끝이 있는노인은 사양하고 싶다. 온화하고 너그러우면서도 낙천적인, 수수하면서도 당당한, 점잖으면서도 여전히 천진난만하고 귀여운 구석이 있는 노인이면 좋겠다. 존경받는 사람으로 남거나 사후에 이름을 남기고 싶은 생각은 없다. 잠자듯 편안하게, 그리나 사링하는 사람들과 정다운 작별 인사를 나눈 뒤 바람처럼 떠나고 싶다. 떠나는 그날까지 매일매일 영적으로 성장하는, 영혼이 맑은 노인이라면 무엇을 더 바라랴.
- P325

그중에서 가장 쉽게 시작할 수 있는 건 편견 버리기다. 우리의 과거 경험과 그에 관한 짧은 생각들을 내려놓고, 잠시 당사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것이다. 처음부터 뭔가를 해야 할 필요는 없다. 부담을 가질 필요.
도 없다. 천천히 시작해본다. 우리가 가진 편견과 사고방식을 먼저 내려놓기만 해도 된다.
인권은 강요할 수 있는 개념이 아니다. 언젠가 내가 저 일의 당사자가될 수 있겠다고 생각하는 지점, 바로 그 공감‘에서 인권이 시작된다. 인권을 지탱하는 힘이 ‘공감‘에 있다는 말도 있다.
- P371

이쯤에서 ‘인권감수성‘에 대한 정의를 내려보자. 내 일이 아니지만 마치 내가 처한 상황처럼 인식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 생각의 폭을넓히고 공감하는 것. 모든 이의 기본적 권리와 보편적 권리를 인정해주는 것, 나는 이 세 가지가 인권감수성을 정의하는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인권감수성이 풍부한 사람일수록 어떤 상황이 인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단호히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다.
- P372

"역사는 이렇게 기록할 것이다. 이 사회적 전환기의 최대 비극은 악한 사람들의 거친 아우성이 아니라 선한 사람들의 소름 끼치는 침묵이었다."
- 마틴 루터 킹 - P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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