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지표의 배신
제리 멀러 지음, 김윤경 옮김 / 궁리 / 2020년 1월
평점 :
절판


앞으로 살펴보겠지만, 측정지표와 관련된 꼼수는 치안, 초등교육,
중등교육 및 고등교육, 의료, 비영리조직, 당연히 영리사업에 이르기까지 모든 영역에서 나타난다. 꼼수는 성과 측정지표를 보상이나처벌의 기준으로 사용할 때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유일한 문제 유형이다. 세상에는 측정 가능한 것이 있고, 측정할 가치가 있는 것이 있다. 하지만 측정할 수 있다고 해서 꼭 측정할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며, 측정되는 항목은 우리가 정말 알고자 하는 것과 무관할 수 있다.
어쩌면 측정 비용이 그 혜택을 훨씬 능가할지도 모른다. 엉뚱한 것을 측정하느라 정작 중요한 것에는 힘을 쏟지 못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측정은 우리에게 왜곡된 지식, 즉 겉보기에는 믿을 만하지만실제로는 기만적인 지식을 제공하기도 한다.
- P24

이처럼, 실효성이 그다지 크지 않은 것이 분명한데도 성과를 측정해 공표하고 보상해야 한다고 여기는 억누를 수 없는 압박감을 측정강박이라고 한다.
앞으로 보게 되겠지만, 측정은 올바르게 사용하면 이로울수 있다.투명성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 두 가지는 사실을 왜곡하고 관심을엉뚱한 곳으로 돌리거나 목적과 수단을 뒤바꾸고 주의를 분산시키며 의욕을 꺾어버릴 수도 있다. 우리가 사는 시대에 측정은 불가피한 것이지만, 동시에 우리는 잘못된 측정, 과도한 측정, 오해를 부르는 측정, 역효과를 낳는 측정의 시대를 살고 있다. 이 책에서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측정의 폐해가 아니다. 그보다는 표준화된 성과의 측정이 경험에 근거한 개인적인 판단을 대신하게 될 때 의도치 않게 발생할 수 있는 부정적인 결과에 대해 이야기한다. 문제는 측정 자체가아니라 과도한 측정과 부적절한 측정이다. 다시 말하면, 측정지표가 아닌, 측정 강박이 문제다.
- P25

측정 강박은 의도하지 않은 부정적인 결과들이 나타나는데도 이러한 믿음을 고집하는 행동이다. 부정적인 결과가 나타나는 이유는중요한 것이라고 해서 모두 측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측정할 수있는 것 중에는 중요하지 않은 것도 많기 때문이다. (또는 친숙한 격언을 빌리자면, "의미 있다고 해서 모두 산출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산출할 수있다고 해서 모두 의미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조직은 여러 가지목적이 있으며, 측정과 보상에 관심이 집중되면 다른 본질적 목표들은 희생되기 마련이다. 비슷한 예로, 많은 직업에는 다양한 면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측면만 측정한다면 나머지는 등한시하게 되는 결과가 초래된다. 측정지표에 충실한 조직들은 이 사실을 알아차리고나면 대체로 성과 측정수단을 더 추가하고, 그 결과 점점 더 쓸모 없어지는 데이터의 홍수가 형성된다. 게다가 그러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 점점 더 많은 시간과 자원이 투입된다.
- P43

측정지표에 대한 꼼수 행위는 여러 가지 형태를 띤다.

고객 선별을 통한 꼼수. 이러한 행위는 현역 종사자들이 더 쉬운 타깃을 찾거나 문제 해결이 어려운 고객을 기피할 때, 다시 말해 더 쉽게 측정지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성공을 보장하기 어려운 사례를 거부할때 일어난다.
기준 하향을 통한 수치 개선, 측정지표 점수를 높이는 한 가지 방법은점수 기준을 낮추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고등학교와 단과대학의 졸업률은 통과 기준을 낮추면 높일 수 있다. 또한 항공사들은 비행 예정 시간을 늘리는 방법으로 정시 준수율을 높인다.
데이터의 생략 또는 왜곡을 통한 수치 개선. 이 전략은 불편한 사례를제외시키거나 측정지표에 사례가 나타나지 않도록 분류하는 방법이다. 경찰은 흉악범죄를 경범죄로 기록하거나 아예 신고를 접수하지 않는 방법으로 범죄율을 낮출 수 있다.
편법 행위. 꼼수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 편법 행위다. 이 현상은해당 측정지표에 얽힌 이해관계가 클수록 빈도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앞으로 살피보겠지만, 낙제학생방지법에 따라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 평가 기준이 높아지자 많은 도시에서 교장과 교사들이 학생들의 시험 답안을 고치는 편법을 썼다.

측정 강박의 전파에 기여한 한 가지 동인은 계량적 분석이라는 경영 기술을 갖춘 경영 컨설턴트의 부상이었다. 이들은 "측정할 수 없는 것은 관리할 수 없다" 를 제1금언으로 삼았다. 숫자와 계량적 조작에 대한 의존은 확실한 증거에 근거한 과학적 전문지식이라는인식을 심어주었을 뿐만 아니라 특정 조직에 대한 특수한 상세 지식을 불필요하게 만들었다. 경영의 문화에서 요구되는 것은 더 많은데이터, 즉 표준화된 수치 데이터였다.
- P62

그러므로 조직의 두 가지 과제는상관들에게 부하 직원의 활동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방법과 대리인의 관심사를 주인의 관심사와 일치시킬 보상 체계를 마련할 방법을고민하는 것이다. 그리고 정보에 대한 추구는 대리인이 주인의 목표를 얼마나 잘 수행하고 있는지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표준화된 수치,
즉 성과 측정지표로 이어진다. 인센티브를 조정한다는 것은 직원들에게 회사의 수익성을 반영한 금전적 보상을 해준다는 의미로 여겨진다. 다시 말하면, 회사가 돈을 많이 벌수록 직원들이 받는 돈도 많아진다.
경영 전문 서적들은 이 주인 대리인 이론에서, 경영은 분명한 목표를 설정한 뒤 이를 감시하고 장려하는 문제라는 결론을 도출해냈다. 따라서 경영은 한편으로는 정보와 보고 체계에, 다른 한편으로는 교묘하게 체계화된 보상에 의존하게 된다.
- P77

사람들이 돈에 대한 욕망으로만 동기가 유발된다고 가정하는 것은 단세포적인 생각이며, 내적인 보상에 의해서만동기를 얻는다고가정하는 것은 순진한 생각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동기들이 각각언제 가장 큰 효과를 발휘하는지 알아내는 것이다. 이는 최근 몇 년간 사회과학자들이 관심을 기울인 문제였다.일반적으로 외적 보상(성과급, 인센티브 수당, 상여금)은 돈을 버는것이 주된 목표인 영리조직에서 가장 효과적이다. 또한 조립 라인의표준화된 제품 생산 등과 같이 완수할 업무가 불연속적이고 쉽게 측정되며 내재적 흥미가 없을 때 효과적으로 작동한다.
어떤 보상은 내적 동기를 강화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통제보다는 주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구두로 이루어지는 보상이 그렇다.(일처리가 훌륭하더군!"). 또는 사전에 제공되는 인센티브 없이 사후에 성과가 좋으면 주는 보상도 있고, 과하 또는 학문 분야에서 장기적인 성취를 인정하는 의미로 상이나 경칭을 수여하는 경우가 있다. 더 넓게는, 시세 이상의 임금 또한 직원의 성과에 대한 조직의감사에 대한 표시로 인식된다면 직원의 내적 동기를 강화할수 있다 - P81

하지만 사명 중심의 조직이 성과급의 약속과 같이 외적 보상을 사용하려고 하면 실제로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내적 흥미가 높은 활동에 외적 보상을 사용할 경우, 사람들은 업무의 내적 흥미나 그 업무를 구성하는 더 큰 사명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보상에 집중하게된다. 그리고 그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 내적 동기의 "밀어내기 효과"
다. 자신의 업무를 금전적 목표 달성의 주된 수단으로 여기도록 교육을 받은 결과, 기관의 사명을 위해 일하는 데 대한 흥미를 잃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성과급 제안을 자신의 직업 윤리와 자부심에대한 모욕으로 인식할지도 모른다. 자신이 돈 때문에 그곳에 있는것처럼 여겨지는 게 싫은 것이다. 따라서 외적 보상이 실적을 독려한다는 추정은 기업금융전문가에게는 적합하지만, 교사나 간호사에게는 그렇지 않다. 모든 것을 비즈니스로 바꾸려고 하는 것은 눈앞의 실질적인 비즈니스에 걸림돌이 된다.
- P82

지표의 해석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내용을 잘 아는 전문가의 판단이 필요하다. 단순히 사건을 계산하거나 양적 또는 통계적 분석을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해석은 환경에 대한 정통한 지식을 바탕으로 수행하는 정성적 활동이므로, 이전 조건들과 비교해 동향을 파악할 만큼 오랫동안 그 환경에서 일한 숙련된 인력이 수행해야만 한다. 이 같은 동향은 단기간 전국을 유람한 사람의 눈에는 분명하게 보이지 않을 수 있다. - P173

책임성의 측정수단으로서 성과 측정지표는 일이 잘못될 때 책임소재를 파악하는 데 도움을 주지만, 성공을 유도하는 데에는 별로도움이 되지 않는다. 성공에 상상력과 혁신, 위험이 수반될 때 특히그렇다. 경제학자 프랭크 나이트가 거의 한 세기 전에 말한 것처럼, 실제로 기업가 정신은 "측정할 수 없는 불확실성"을 수반하는데이는 계량화된 분석 기법으로 계산이 되지 않는다.29이와 같이, 측정 강박은 비즈니스와 금융 분야에서도 손해를 끼친다. 사업체는 한 가지 이상의 성과지표로 판단해야 한다. 수익은 분명 중요하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평판, 시장 점유율, 고객 만족도,직원의 사기 또한 중요하며, 이 요소들은 시장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새로운 문제에 적응하고 해결책을 찾도록 도와준다. 예측할 수없는 변화에 따라 성패가 좌우되는 경제 세계에서는 단 하나의 성과목표로 간단하게 환원할 수 없는, 크고 작은 지속적인 혁신이 필요하다 - P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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