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삼 깨닫는다. 지식과 정보는 나날이 새롭지만 지혜는 변함이 없다. 몰라서 못 한 것이 아니라 아는데 안 한 것이다.예기치 않게 찾아온 불청객 탓에 인류가 신음한다? 아니다.이런 사태가 오리란 걸 우리는 알고 있었다. 알면서도 막지않았다. 오히려 재촉했고, 그래서 더 아프다.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그런데 지금도 그렇게 살지 않는다. 왜일까? 어리석은 자들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연과 인간이, 인간과 인간이서로 도우며 공존하는 것을 싫어하는 자들, 혼자서만, 자기들끼리만 더 많은 것을 탐하는 자들, 지구의 아픔, 타인의 고통위에 권력과 부의 철옹성을 쌓은 자들, 한 줌도 안 되는 어리석은 자들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나서야 한다. 한 사람 한 사람 제대로 살겠다고 다짐하자. 다짐한 사람끼리 손잡자. 어깨 걸고 뚜벅뚜벅 걸어가자. 평화, 민주, 복지, 생태, 공감의 절대 가치를 내걸고 인류적실천에 나서자. 어리석은 이들이 더 이상 모두를 괴롭히지 못하도록 맞서 싸우자. 우리는 코로나 사피엔스다.
진짜 자연을 건드리지 않는 게 더 좋다는계산을 이제 드디어 사람들이 할지도 모른다. 그런 희망이 생긴 겁니다. 몇 년마다 한 번씩이런 대재앙에 휘둘릴 수는 없어요. 생태적전환만이 살 길이에요.
2008년 금융위기 1929년 대공황,
때보다 더 큰 위기가 올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과감하게 돈을 풀어야 할 때다.단 금융이 아닌 사람을 살리는 고용 유지와 소득 보전에 쏟아부어야 한다. 이것이 장하준 교수가 주장하는 바의 핵심이다. 전 세계 인류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무엇이 중요한가에 대해다시 생각하기 시작했다. 2008년 위기 때 제대로 개혁을 하지 못했고, 어그러지고 텅 빈 채로 또 다른 형태의 인류적 위기에 직면했다. 성장중심주의의 경제 질서를 재편하라. 생명 ·공공 · 복지가 중심이 되는 패러다임의 전환기를 받아들여라. 지금은 주객이 전도된 기존의 경제체제를 정상화하는 계기로만들기 위해 우리의 소중한 역량을 사람을 살리는 경제, 인간을 위한 복지에 쏟아야 할 때다.
지금은 돈을 풀어야죠. 그 방법밖에 없기는 합니다. 여기에서 어떻게 푸느냐가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2008년 이후 돈을엄청 풀었지만 그 돈이 실물경제로 거의 가지 않았어요. 그냥은행들이 쌓아놓고 있다든가 기업들이 무리한 부채를 끌어오는 식으로 해서 자산시장에 거품만 끼게 했거든요. 그러니까이번에도 그런 식으로 하면 안 되는 거죠. - P52
영국 같은 데서는 의료나 먹거리, 교육 등에 종사하는 분들을 핵심 인력key worker‘이라 부르고 있어요. 미국에서도 ‘필수 직원essential employee‘이라고 부르기 시작했고요. 지금까지는 세상에 더 중요한 것도 없고 덜 중요한 것도 없이, 시장에서 사람들이 원하는 게 더 많이 생산되고 사람들이 원하지않으면 생산이 안 되는 식으로 사회가 운영되었죠. 하지만 이제는 우리를 안전하게 지키고 사회를 유지하려면 더 필요한일들이 있고, 그런 데서 일하는 사람들이 중요하다는 인식이생겼습니다. 그래서 그런 인식에 따라 임금구조나 노동시장구조도 변할 것 같아요. - P60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성장할 수 있을까요. 지금은 국민을 안전하게 지키고 건강을 유지하는 게 제일 중요합니다. 모든 국민을 잘살게 하는 게 결국 목표인데 말입니다. 주객이전도된 그런 가치관은 이제 버려야 할 때가됐습니다.
이 모든 것이 바로 표준이 달라지면 생기는 변화입니다. 그래서 정부 역시 ‘어차피 디지털 문명은 정해진 미래다‘ 이렇게 생각하고정책의 표준을 바꾸자는 겁니다. 바이러스가다시 온다는데 언택트 서비스를 하지 말라고규제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럴 것 같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살아온 방식도 바꿔볼게 있을 겁니다. 우선 매년 한 번씩 해외로 여행을 가서 공기를 더럽히고 돈을 쓸 필요가 있을까요? 가서 피사의 사탑을꼭 손으로 만져봐야 할까요? 지하수고 암반수고, 심지어 빙하 녹은 물까지 플라스틱 통에 담아서 도시에서 마셔야 하겠습니까? 덴마크 사람들도 우리도 농사 짓고 돼지 기르는 것은 마찬가지인데, 단 몇백 원, 몇천 원이 더 싸다고 해서 우리농산물을 덴마크로 보내고, 덴마크에서 돼지고기를 가져오다보면 지구는 어떻게 될까요? 가상 중요한 문제가 있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삶의 질서는무엇인가? 우리가 가진 욕구와 능력의 한계와 질서는 어떻게만들어야 하는가? 유한한 인생인데 수십 년을 한없이 먹고한없이 입다가 끝내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겁니다. 바이러스는미물이지만 우리에게 인간과 이웃과 자연이 함께 지복을 누리는 좋은 삶, 그걸 생각해보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전령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P125
첫 번째, 자본주의는 그냥 풀어놓으면 인간을 잡아먹는다는 사실이에요. 독일에서는 소위 ‘야수자본주의‘ 라고 불러요. 야수가 된다는 거죠. 그게 지금 한국사회의 현실이에요.한국사회는 야수자본주의가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 활개 치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자유민주주의자들, 소위 자유시장경제를 지지한다는 자들이 너무나 과잉 대표되어 있는 게 한국의회고요. 그래서 실업과 불평등이 이렇게 심한 겁니다. 전 세계 최고 수준의 실업, 불평등, 자살률, 노동시간, 산업재해율을 보이는 건, 바로 자본주의의 야수성이 한국사회에서 관철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두 번째, 자본주의의 문제는 무계획성입니다. 자본주의는이미 과잉 생산 단계로 넘어왔어요. 그래서 보통 학자들은‘과잉 생산 자본주의‘라고 하거든요. 이게 또 큰 문제인 거죠..그러니까 자본주의는 대단히 효율적인 체제이기는 한데 중단할 수가 없어요. 정지를 시킬 수가 없어요. 그러니까 아무런수요가 없는데도 무작정, 무한히 생산을 계속한다는 거죠. - P143
분노가 아니라 대로 인한불안이다. 코로나 19사태로 인한 우리의 감정은 정확하게 정의되어야 한다. 김경일 교수는 불안은정확한 사실로 잠재울 수 있으며,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오직 투명한 공개시스템뿐이라 말한다. 인간은 무한 욕망을 추구하는 사이클에 갇혀 있었다. 하지만코로나19 사태 이후, 행복의 척도는 바뀔 것이다. 적정한 기술이 최고의 기술보다 중요하듯, 적정한 행복이 무한한 욕망보다 우선시될 것이다. 사회적으로 강요된 원트가 아닌 진짜 좋아하는 것들을 알아가면서, 더 적은 것을 가지고 적정 기술로공존하는, 그런 삶을 살 것이다. 이것은 이번 사태의 결과임과 동시에, 넥스트 코로나가 또다시 찾아왔을 때 인류가 함께살아남기 위한 생존책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코로나19 사태에 대입한 진실과 사실의 어법
그런 진실과 사실의 어법을 코로나19 사태에 대입하면 어떻게 되는 건가요?
코로나19는 불안이지 분노가 아닙니다. 그러니까 지금 코로나 때문에 ‘분노하는 게 아니라, 코로나 때문에 불안한 거잖아요. 불안이 왜 커집니까? 불확실하니까 불안이 커지죠. 그런데 불확실함은 사실을 보여줌으로써 충분히 해소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면 되는 거네요. - P169
상대적 박탈감이네요.
그렇죠. 사회적으로 원트want를 만들어낸 거예요. 그런데아이가 풍선 줄을 놓고 나서 저한테 혼났던 곳에서 찍은 사진을 보니까 주위에 아무도 풍선을 가지고 있지 않아요. 그러니까 풍선을 좋아하지도 않았는데, 다시 말해 라이크/like는없는데 그저 사회적으로 원트한 겁니다.
원트와 라이크는 다릅니다. 라이크는 내가 좋아하는 것이네요. 정말 좋아하는 거죠. 원트는 사회적인 것이고요? 맞습니다.
조금 더 넓게 보자면 나 스스로 하는 감탄의 결정판이 있죠. 바로 ‘보람‘이라고 하는 겁니다. 나이가 많아서 돌아가신분들을 대상으로 연구해보면 살아서 돈을 더 벌길‘ 하고 후회하는 분은 거의 없습니다. 높은 지위까지 올라가야 했는데못 갔다.‘며 후회하지도 않습니다. 심지어 중국 삼국시대의 조조 역시 죽을 때 ‘삼국통일을이루지 못해 원통하다‘고 하지 않았죠. 조조는 자기 무덤을72개 더 만들라고 하고 죽었는데요. 왜 그런지 아십니까. 사람들한테 너무 못되게 굴어서 보람을 못 찾았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자기 무덤을 누가 파헤칠까 봐 그 두려움 때문에 가짜 무덤을 만들라고 하고 죽었납니다. 지위고하와 상관없이, 성공 여부를 막론하고 사람은 죽을때 이런 후회를 합니다. "그 친구한테 더 잘할걸." "그 사람한데 더 잘해줄걸." 이게 무슨 뜻이냐 하면 보람이라는 건 내가아닌 다른 사람과 잘 지내온 흔적, 다른 사람과 공존한 삶의흔적이란 얘기입니다. - P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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