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을 거래하는 사람은 끝까지 믿지 마라한비자의 가르침에 따르면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이익을 앞세우기 마련이다. 다만 위험한 것은 더 큰 이익을 취하기 위해 드러내놓고 거래를 하려는 행동이다. 사실 어떤 면에서 보면 뻔뻔하게 자신의 이익을 요구하는 직원이 리더 입장에서는 상대하기 더 편할 수 있다. 이를 역이용하면직원의 요구를 들어주면서 조직 입장에서도 원하는 바를 확실하게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경우일수록 조건만 충족되면 다시 신의를 저버릴 수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절대 잊어서는안 된다. 자신의 이익을 앞세우는 ‘이기심‘은 사람들을 흥하게도 하고 망하게도 하는 무서운 운명의 수레바퀴로 작용한다. 여러 사람을 이끌고 조직을 운영해야 하는 리더는 자신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사람의 본성을 이해하고 이를 토대로 직원들의 말과 행동을 철저하게 관찰해야 할 필요가 있다. - P80
한비자는 양각陽편에서 군주가 신하들의 말에 귀를 기울인후 이에 대해 세심한 피드백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다음과 같이 말한다. 군주가 신하의 말을 듣는 이유는 신하의 말을 통해 그에 상당한일을 주고 헌신하게 하는 데 있다. 군주는 신하의 말을 귀 기울여듣고 잘 생각해 정도를 판단하고 내용을 구분해야 한다. 말 되돌려주기야말로 진짜 지시다. 말 되돌려주기가 제대로 될때 지시도 통하는 법이다. 제대로 피드백하는 법한비자가 제시하는 군주의 피드백 과정은 다음 세 단계로 정리된다.
첫째, 신하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단계. 둘째, 신하의 말을 깊이 생각하는 단계. 셋째, 신하의 말에 대해서 그 정도를 정하고 내용을 구분하는 단계. - P85
리더는 조직원들의 역량을 잘 가늠하여 그 역량이 최대한 발휘될수 있도록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지, 자신의 재능을 찬란하게 밝히는 데 집중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아랫사람들이자신의 의견을 말하지 않고 그저 시키는 대로만 일하면서 윗사람에게 빌붙거나 속임수를 쓰려고 해서 일을 해도 성과를 낼 수 없다. 한비자의 가르침을 풀이하면, CEO는 영화를 연출하는 감독이지영화의 주인공이 아니다. 또한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이지 화려한독주자가 아니다. 특히 G테크의 강 대표처럼 유능하고 똑똑한 리더일수록 이를 명심해야 한다. - P102
신하의 말을 듣는 태도는 마치 술에 취한 듯해야 하니입술이든 이든 먼저 움직이지 말아야 하며이든 입술이든 바보처럼 입을 다물어야 한다. 저편에서 스스로 말해오면 나는 그것을 통하여 알게 되며 사방팔방에서 의견들이 폭주하더라도 군주는 맞서 상대하지 않는다. 텅 비고 고요한 상태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도의 성정이다. 《한비자) 제8편 (양각)
아이러니한 점은 똑똑하고 유능한 리더들이 이러한 오류에 자주 빠진다는 것이다. 그들은 확고한 자신만의 사고 틀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고, 그것이 유능함으로 발현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만의 사고 틀은 경청을 방해하는 가장 큰 걸림돌이다. 한비자가 신하들의 말을 들을 때 술에 취한 듯 들으라고 한것도 바로 자신만의 사고 틀을 내려놓고 들으라는 의미로 해석할수 있다. - P116
또한 외부 조언을 받아들이더라도 그것을 조직 내부에 적용시킬때에는 상황에 맞는 절차와 속도가 필요하다. 아무리 좋은 음식도급히 먹으면 체하는 법이고, 체질에 맞지 않는 음식을 먹으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CEO는 외부 컨설팅의 결과를 통해 취득한 정보가 너무 중요하다고 생각한 나머지 조직 내부에 빨리 확산시켜야겠다는 욕심을 부릴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속도보다 방향일 때가 있다. 조직원들이 외부의 조언을 객관적으로 잘 받아들일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급선무일 수 있다는 말이다. 또한 외부 컨설팅을 좋아하는 CEO들에게 한 가지 더 조언하고싶은 것은, 외부 조언을 듣기 전에 내부적으로 문제점을 진단해보고 해결책을 도출하는 노력을 먼저 기울여보라는 것이다. 외부 컨설턴트들도 인정하다시피 회사 내부 사정을 가장 잘 아는 것은 조직원들이다. 어떤 문제의 경우에는 객관적인 관점보다 내부의 자각과 성찰에서 결정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도 있음을 기억하길 바란다. - P172
크게 베풀면 직원은 충성으로 보답한다. 그렇다면 박 차장은 어째서 최 사장의 무리한 요구를 거절하지못했을까. 이에 대한 이론적 근거를 제시한 사회심리학자가 있다. 프리츠 하이더 (Fritz Heider)는 "사람은 사고 느낌 · 신념 행동 등의인지 요소들이 조화를 이루고 일관성을 띠도록 균형을 유지하고자 한다"는 ‘균형 이론‘을 주장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사람은 기본적으로 상대방과 나 사이의 감정의 불균형을 해소하려는 본능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다른 사람이 자신을 좋아하거나 존경한다는 생각이 들면 그 감정에 보답하겠다는 마음을 자연스레 갖게 된다. 또한 상대방이 양보를 하게되면 그 마음의 빚으로 인해 나도 한 번은 양보해야겠다는 생각이든다. 요컨대 어떤 이에게 호의를 베풀면 호의를 받은 사람은 이를다시 되돌려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이 사람의 일반적인 마음이라는 것이다. 조직의 리더는 조직원들이 자신에게 충성을 다해줄 것을 기대하면서, 과연 어떻게 해야 그 충성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한다. 이에 대해 한비자는 리더가 커다란 은혜를 베풀면‘ 조직원들을 감동시켜 충성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설명한다. - P188
모든 사람들이 리더를 지켜보고 있다. 한비자는 외저설 우상>편에서 신하나 백성들은 군주를 항상 주시하고 있지만 군주는 신하나 백성들을 샅샅이 살펴볼 수 없으므로, 엄정한 법을 세우고 치밀한 술로써 이들을 다스려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군주는 두 개의 눈으로 온 나라를 보고 있지만, 온 나라는 만 개의 눈으로 군주를 보고 있다" 라는 문장을 남겼다. 원래 이 문장의 속뜻은 군주는 그만큼 노출되어 있는 존재이므로 항상 조심하고 경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인데, 이를 뒤집어 해석하면 신하와 백성은 항상 군주를 예의주시하면서 그의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가진다는 의미도 된다. - P195
공자(孔子)의 말을 빌리자면, 리더는 바람이 되어야 한다. 공자는 "군자의 덕은 바람이요, 소인의 덕은 풀이다. 풀 위로 바람이 불면풀은 반드시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눕게 마련이다"라고 했다. 리더는 풀 한 포기씩 일일이 잡고 그 방향을 바꾸려 애쓸 것이 아니라큰 바람을 일으켜 전체 풀의 방향을 바꾸어야 한다. 또 어떤 면에서 리더는 태양이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리더는 태양계의 태양과 같은 존재일 수밖에 없다. 숱한 행성들이 태양을 따라 도는 것을 막을 수 없는 것처럼 조직원들이 리더의 말과 행동에영향을 받는 것은 피할 수 없다. 따라서 리더는 자신의 무심한 행동이나 말이 조직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인지하면서도, 다른한편으로 어느 정도 계획된 언행은 또 다른 선의의 파급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자, 이제 어떤 방향으로 바람을 불게 할 것인가? 스스로 바람이되어, 태양이 되어, 조직원들을 어떤 방향으로 향하게 할지는 오롯이 리더가 고민해야 할 몫이다. - P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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