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순간 느낀 아름다움을 평생 간직하는 재능이 우리 인간에게는 있다. 아름다움은 홀연히 우리에게 오며, 우리는 감사히 그것을 받아들인다. 시간과 장소는 기억하지 못할지라도 기억은다시 쏟아져 들어올 수 있다. 예고도 없이 전면적으로 감지되거나 어떤 계기를 건드림으로써 의도적으로 촉발될 수도 있다. 솔방울 냄새, 팝콘 냄새, 차가운 맥주 맛, 박하 한 입 등 이런 감정들이 뒤범벅되어 있다가 갑자기 아름다움이나 기쁨이나 슬픔이명료해진다. 아름다움은 지속되는 순간 속에, 우리를 또다시 살아나게 해주는 순간들 속에 있다. 우리는 기억의 단단한 쿠션 위에 서 있다. 과거가 가져다주는 자양분을 먹고 우리는 자란다. - P61
하지만 지금, 도피를 위한 책들을 읽으면서 나는 그와 다른대답 방식을 찾아냈다. 그것은 슬픔을 내게서 떼어내는 것이 아니라 흡수하는 방식이다. 우리는 기억을 통해 슬픔을 흡수한다. 기억이 슬픔을 몰아내거나 죽은 사람을 도로 데려오지는 못하지만, 과거가 우리와 항상 함께 있도록 보장해준다. 나쁜 순간들만이 아니라 매우 좋았던 순간들, 웃음과 음식을 함께 나누고책들에 대해 토론했던 순간들도 함께 남아 있게 해주는 것이다. - P98
말이 다시 필요했다. 책이 주는 지침이 다시 필요했다. 그래, 난 아직도 놀스의 ‘살아가겠다는 거만한 결단‘을 원했지만, ‘어떻게 살 것인지는 더 보강되고 살을 더 찌우고 더 풍요로워져야 했다. 나의 지혜의 금고를 다시 열고 다시 채워 넣어야 했다. 다시 작가들의 경험에 대해 들어야 했다. 밝고 어두운 경험들을 읽으면서 내 어두운 시기를 견뎌가기 위한 지혜를 발견해야 했다. - P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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