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내가 없습니다.
당신에겐 누나나 여동생은 없어도 아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나와 당신, 우리 모두에겐 어머니가 있습니다.
세상에 그 누구도 어머니 없이 이 세상에 올 수는 없습니다.
모든 여성이 어머니가 되진 않지만, 세상의 어머니는 모두 여성입니다.
여성의 삶의 조건이 좋아지는 것이 비단 여성에게만 좋은 일일까요? 우리는 모두 여성의 삶에 뿌리내려 태어났고 또 살아가고있습니다.
- P109

저는 오늘도 수없이 누군가에 대해 마음속으로 소설을 씁니다.
그것을 그대로 가지고 가서 출판을 의뢰한다면 출판사로부터 과연 어떠한 답변을 듣게 될까요? 아마도 편집자는 정중하게 거절할 테죠. 속으로 아니 무슨 이런 시답잖은 이야기를 보냈냐고 하면서, 내가 다녀간 뒤에 원고를 쓰레기통에 처넣어버릴지도 모릅니다.
과연 우리는 마음속에서 얼마나 많은 타인의 이야기를 써내려가고 있을까요? 우리의 이력서 한 줄이 누군가에게 제대로 이해받길 바랐던 것처럼, 우리는 타인의 삶에서 어느 한 줄이라도 제대로 이해하려고 노력해본 적 있을까요? 행간에 숨겨진 다른 두줄, 또다른 세 줄을 찾아 읽으려는 노력을 제대로 기울인 적이 있나요?
법문이나 성서에 쓰인 한 줄의 격언과 잠언이 수많은 함의와 개개인의 사연을 품고 있듯이, 오늘 내가 맞닥뜨린 사소한 사건과사람들 속에도 우리가 무심히 흘려넘긴 수많은 이야기와 아픔이숨어 있습니다.
- P152

2015년 우리나라는 간통죄를 폐지했습니다. 법적, 제도적 처벌의 대상이 아닌 지극히 사적인 영역의 문제라고 본 거죠. 누구나성적 자기결정권은 존중받아야 한다는 쪽으로 무게가 실린 결정이지만, 초기엔 사회적 경제적 우위에 있는 기혼남성들의 성적 일탈을 법적으로 허용하는 것이라는 반발도 컸던 걸로 기억합니다.
경제적 삶의 조건이 남성과 평등하지 못한 여성은, 배우자의 간통으로 고통받으면서도 단죄도 이혼도 할 수 없는 현실 속에서 이중의 고통을 겪는다는 주장도 여전히 남아 있고요.
한평생 사랑을 찾아다니는 존재인 인간이, 한때 신뢰와 사랑으로 결합했던 그 누군가에겐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주는 이모순을 우리는 어떻게 다스려야 할까요? 그리고 법이 관여하지않는 영역에서도 우리가 인간성을 잃지 않으려면 정녕 어떤 태도를 가져야할까요?
죄와 죄가 아닌것 사이에서 간통은 여전히 욕망의 이름으로 살아남아 우리에게 되묻고 있습니다 - P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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