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the dream, 예쁜 표현이지만 한번 말하고 나면 별다른이야기가 이어지지는 않는 것 같다. 꿈을 이뤘어요. 행복해요.
잘 살고 있어요. 그러면 끝이지 않나.
우리는 꿈을 사는 날보다는 꿈을 만들던 날들에 대해 늘 할말이 많지 않은가. 어떤 고생을 했고 어떻게 실패했고 왜 눈물을 흘렸는지 자꾸 말하고 싶어한다. 그 시절을 이상하게도 잊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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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기적인데 착하고 게으른데 눈치 빠른 워킹맘인 나는 아침을 제대로 해주지 못해 아이에게도 미안하고 마감을 못지켜 편집자에게 죄송하고 어학연수도 보내줬는데 가난한 번역가가 되어 용돈을 드리기는커녕 받으려고 하는 딸이라 엄마한테 미안하고 같은 레퍼토리의 신세 한탄으로 동생을 괴롭혀미안하고 옷장 서랍장이며 싱크대 수납장을 엉망으로 관리하는 아내를 만난 남편에게도 미안하고 제철 과일을 냉장고에 채워놓지 못하는 주부라 미안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나의 이상에 닿지 못하는 게으르고 변화가 없는 나 자신에게도 미안했다. 존재의 70퍼센트가 미안함으로 이루어진, 걸어 다니는 미안함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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