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알고 있었다. 인생에서 가장 후회하는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가 후회하는 몇가지 중 하나가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애써 다 털어버렸다고 생각했지만 내 안 어딘가에 끈질기게 들러붙어 있고, 떼어내도 끈적이며 남아 있는, 날 불편하게 만드는 그것. 내가 그것을 다시 꺼내는 데는 많은 용기가 필요하고 꺼내서마주하게 되더라도 차마 똑바로 바라보기는 힘들 거라는 걸, 너무잘 알고 있었다.
장류진의 소설은 말한다. "가르쳐주려고 그러는 거야. 세상이어떻게 어떤 원리로 돌아가는지. 오만원을 내야 오만원을 돌려받는 거고, 만이천원을 내면 만이천원짜리 축하를 받는 거라고, 아직도 모르나본데, 여기는 원래 그런 곳이라고 말이야." (「잘 살겠습니다」28면) 이 세계는 정확히 움직인다. 주는 만큼 돌려받는 곳. 딱 한 만큼 대가를 치르는 곳, 플러스와 마이너스가 에누리 없이 계산되는곳, 합리적인 인간을 상정하고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삼아 작동하는 자본주의 사회가 장류진의 소설에 기본적으로 구축되어 있는세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