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역사는 답 없는 문제에 직면해 스스로 해결방법을 찾아온 생존의 기록이자 공부의 기록입니다. 사람은 변화무쌍한 미래에 필요한 생존 정보를 DNA에 지닌 채 태어나지 않습니다. 인간이 생존에필요한 능력과 태도는 경험과 학습을 통해서 비로소 얻게 됩니다. 인 간은 백지 상태(다불라 라사 tabula rasa)로 태어나지만, 난생처음 직면한문제 상황에서도 스스로 답을 찾아낼 수 있는 존재입니다. 인류는 낮 선 위기 상황에서 모르는 문제를 해결해왔기 때문에 생존을 이어올 수 있었습니다. 똑똑한 기계에 맞서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 인공지능 시대에도 인류는 선조들이 그랬듯 생존과 번영을 찾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길을 찾아가는 여정이 바로 공부의 미래입니다.
SA

영국의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 Francis Bacon은 공부에 대하여Studies)라는 글 첫머리에서 "우리는 즐거움을 위해, 꾸밈을 위해, 그리고 능력을 키우기 위해 배운다."Studies serve for delight, for ornament, andfor ability"고 말합니다. 우리가 외국어를 배우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단지 실용적 목적으로만 외국어를 배우는 것은 아닙니다. 외국어를 통해 우리는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우리의 세계를 넓힐 수 있습니다.

학습에 기술과 도구를 적용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모든 지식이 이미 인터넷에 널려 있고 즉시 검색할 수 있는 상황인데, 왜 학습과 배움이 더 중요해졌는가와 비슷합니다. 최고의 콘텐츠와 학습방법이 모두 들어 있는 스마트폰을 늘 휴대하고 다니면서 우리가 학습방법을 고민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국내 최대 규모인 국립중앙도서관에 간다고 해서 도서관의 모든 정보가 내 머릿속으로 들어오는 것은 아닙니다. 도구를 잘 활용하려면 자신의 학습과정에 무엇이 필요한지를 인지하고, 도구가 지닌 특성을 파악해 도구를 충분히 통제하며 원하는 상황에서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야 합니다.

문과 이과 선택을 놓고 학생과 학부모가 고민하는 상황에는 복잡한 문제가 얽혀 있습니다. 이는 피할 수 없는 현실적 선택인 동시에,당사자의 근본적인 성향과 태도가 드러나는 자리입니다. 각자에게미래 대학과 진로의 방향을 결정하는 계기인 동시에, 나는 무엇을 위해 배우고 있는가‘ ‘미래에 무슨 일을 하면서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가 하는 중요한 질문을 던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교육은 현재의 내가아니라 미래의 나를 만들어가는 과정인데, 현재의 조건에 미래의 나를 얼마나 맞출 것인가 하는 질문과 직면하게 됩니다.

배우는 법을 배워야 한다.

하버드대학의 물리학자 새뮤얼 아브스만 Samual Arbesman은 "모든 지식은 유효기간을 갖고 있다"며 ‘지식의 반감기 the halflife of facts‘라는개념을 제시합니다. 디지털 세상에서 모든 정보는 ‘절대지식‘이 될 수없고 유효기간과 반감기를 지닌 가변적이고 잠정적인 지식‘ 입니다.
아브스만은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는 것보다 변화하는 지식에 어떻게 적응해야 할까를 배우는 게 더 중요하다"라고 말합니다.

현재의 입시 위주 학교 교육은 엄청난 양의 지식이 빠른 속도로 생산되는 환경에서 미래 대비책이 되지 못합니다. 지식의 구조가 바뀐디지털 세상에서 살아남는 가장 현명한 방법은 독립적이고 자발적인 학습자가 되는 것입니다. 끊임없이 변화하고 확대되며 새로워지는 지식을 스스로 탐구해나가는 것입니다. 

전무가의 업무와 성취를 평가할 수 있는 사람은 외부 사람이 아닌내부자입니다. 해당 사안을 전문가만큼 잘 아는집단은 없다고 보아,판단을 외부에 맡기지 않습니다. 변호사협회, 의사협회 등의 입회 거부는 곧 자격 상실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독립성과 자율성, 직업윤리는 전문가의핵심 특성입니다. 전문가가 다루는 문제는 그 자신이 개발해온 해결책과 정의에 따라서 결정됩니다. 외부의 규제와 요구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탐구하고 해결책을찾아가는 것이 전문가 업무의 특징입니다.

미국의 교육전문가 찰스 파델Charles Fadel, 버니 트릴링Bernie Trilling 등은 ‘21세기에 학생들은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하는 질문을 품고 ‘교육과정 재설계센터Center for Curriculum Redesign(CCR)‘를 설립했습니다. 이들은 2009년 저서 《21세기 핵심역량 21st Century Skills: Learning forLife in Our Times)에서 미래사회의 핵심역량 네 가지를 4C로 요약했습니다. 

바로 창의력creativity, 소통 능력communication, 비판적 사고criticalthinking, 협업 능력collaboration 이라는 소프트 스킬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창의성을 가지고 태어나 각자 고유한 경험과 생각을 만들어가는 존재입니다. 예술가나 발명가, 천재가 아니라도 우리는 모두 일상생활에서 창의성을 경험하고 발휘합니다. 아이들이 놀이를 하고 말을 배워 새로운 문장을 구사하는 것도 모두 창의성을 발휘하는 과정입니다. 성인들이 일상생활에서 생각하고 대화할 때 역시 많은 부분에서 창의성이 구현됩니다. 미국 노동시장 연구에 따르면 일자리의 30%가량은 창의성이 필수적인 업무입니다. 복잡하고높은 수준의 문제해결 능력을 끊임없이 발휘해야 하기 때문이지요.

일본 메이지대학의 교육학자 사이토 다카시齋藤孝는 "지적 호기심을 발동시키는 작업만 의욕적인 게 아니라, 체계적인 지식을 꾸준히훈련하고 습득하는 사람이 지니는 ‘인내하는 학력‘ 또한 합당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한글맞춤법, 미적분, 생물 분류체계, 고전 문헌을 배우는 일이 흥미로운 학생은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인 지식과 인내하는 학습 습관‘을 갖춘 뒤에라야 비로소 창의성을발휘할 수 있습니다. 필수적인 기초 지식과 창의성은 서로 배타적인관계가 아닙니다. 서로 의존하며 계단식으로 차근차근 상승하는 구조입니다.

오래 모색과 훈련을 통해 해당 분야의 지식과 기술을 익힌 후 기조의 익숙한 것을 새롭게 바라보고 연결하는 능력이 바로 창의성입니다. 물론 이질적이고 다양한 점이 많을수록 새로운 연결이 일어날 가능성은 높아지겠지요. 그래서 뛰어난 창의성을 발휘한 사람들은 운이 좋은 사람이 아니라 대개 특정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추고 많은 시도를 해본 사람들입니다. 오랜 학습과 경험을 통해 수많은 점들을 만들어놓고 수시로 그 점들을 연결해본 사람들입니다. 평소 머릿속에서 따로따로 존재하던, 자신이 잘 아는 익숙한 경험의 점들이 연결되는 순간 창의성이 꽃을피웁니다.

K에디톨로지》의 작가 김정운은 "완전히 새로운 것은 없다"면서 "창의성은 곧 편집이다"라고 정의합니다. 창의성의 본질은 점을 잇는 일 입니다. 수많은 점을 만나고 머릿속에 담아두어야 비로소 그 점들을연결할 수 있습니다. 점을 만나고 머릿속에 담아두는 일은 바로 학습과 토론, 경험의 형태로 진행됩니다. 그러니 누구나 창의성을 꽃피울 수 있습니다.

비판적 사고는 삶의 태도다.

비판적 사고는 앞에서 말한 대로 참과 거짓, 사실과 의견을 구별하는지적 능력입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비판적 사고는 어떤 기술과 노하우라기보다는 살아가는 태도에 가깝습니다.
비판적 사고는 미래 인재의 으뜸가는 역량이지만, 이를 갖추기 위해 비판적 사고의 본질로 들어가보면 모순에 부닥치게 됩니다. 비판적 사고‘라는 강력한 범용적 도구를 획득하려고 할 경우, 실용적 목적은 오히려 걸림돌이 된다는 역설적 상황을 만나게 되기 때문입니다.
아인슈타인도 비판적 사고는 당장 실용적이지 않지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인내심을 키우는 방법

첫째,자극요소를눈앞에감추거나 치우는 방법입니다. 뚜껑을 덮어두는 일처럼 사소한 행위가 인내심에 상당한 영향을 줍니다. 성인들도 간식이 눈에 보일 때와보이지 않을 때 행동이 다릅니다. 일상에서 유해환경이나 자극 요소를 눈에 띄지 않게 정리하는 것이 효과적인 이유입니다
둘째, 의도적으로 다른 일에 주의를 돌리는 것입니다.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라는 지시는 오히려 더욱 그 생각을 피할 수 없게 만듭니다. 인내심의 한계를 시험한다는 대결 자세가 아닌, 주의를 돌려서 다른 생각이나 일에 집중하는 방법입니다. 유혹에 대한 인내심이 강하고 집중력이높은 사람은 알고 보면 주의와 생각을 다른 곳으로 돌릴줄 아는 사람입니다.
셋째, 바람직한 행동을 이끌어내려면 평소에 신뢰 환경을 만드는것이 중요합니다. 마시멜로의 유혹을 견딘 행위는 더 큰 보상을 위해눈앞의 작은 보상을 미룬 행위입니다. 누구나 두 개가 한 개보다 큰보상이라는 것을 알지만, 평소 신뢰와 권위를 지닌 어른이 목표와 보상을 제시했을 때와 그렇지 못한 사람이 이를 제시했을 때는 동기부여 수준이 다릅니다.

그래서 자기통제 능력을 키우는 방법도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됩니다. 하나는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방법으로, 환경을 통제하고 개인의습관을 만드는 ‘습관의 힘‘ 전략입니다. 또 다른 하나는 자신의 내면과 본능에 대한 성찰을 통한 ‘마음의 힘‘ 전략입니다.

탁월한 전문가는 가장 뛰어난 능력을 타고난 사람이 아니라, 자신이 지닌 능력을 가장 잘 다룰 줄 아는 사람입니다.

중력처럼 자신에게 커다란 영향을 끼치는 힘의 존재를 자각할 때비로소 그 힘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고, 그 힘을 이용해 더 나은 것을 도모할 수 있습니다. 우리를 움직이는 가장 커다란 힘이바로 각자의 마음이고 그 마음은 숱한 욕망에 의해 작동한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이 만족지연 능력, 자기통제 능력의 출발점입니다.
누구나 인생에서 쓸 수 있는 유일한 도구이자 최선의 도구는 각자자신뿐입니다. 자신을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은 자신이 지닌 최선의 도구를 사용하는 법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본능과 습관만이 아니라 마음도 몸을 움직입니다. 내가 내 마음대로 언제나 사용할 수 있는 도구는 궁극적으로 나의 마음뿐이라는 결론에 이릅니다. 보이지도 않고 나만 갖고 있는 것도 아니지만 각자의 마음은 모든 차이를 만들어내는 가장 강력한 도구이자 힘입니다.

■ 베일런트 교수가 제시한 행복의 일곱 가지 요소

1. 고통과 어려움에 대처하는 태도
2. 교육기간 (평생학습)
3. 안정적인 결혼생활
4. 비흡연
5. 적절한 음주
6. 규칙적 운동
7. 적정 체중

■ 구글 리더가 지녀야 할 여덟 가지 자질

1. 좋은 코치 되기
2. 직원 세부통제(마이크로매니징) 하지 않기
3. 직원들의 성공과 삶에 대한 관심 표현
4. 생산성과 결과 지향
5. 소통과 경청
6. 직원들의 경력 개발 지원
7. 팀의 목표와 전략을 명확히 제시
8. 과학 · 기술·공학·수학(스템) 분야의 전문성

직장에서 협업과 소통 능력은 이전에도 중요했지만, 인공지능 시 이대에는 더욱 중요한 핵심 능력임이 속속 입증되고 있습니다. 단순히지식을 암기하고 기술과 도구를 활용할 줄 아는 능력이 아니라, 기계가 흉내 낼 수 없는 사람만의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그것이바로 사회적 능력입니다.

아폴로 13호의 경우가 아니더라도, 오늘날 직장과 사회에서 우리가 부닥치는 대부분의 문제는 한 사람의 지식과능력으로 처리할 수없는 복합적인 문제입니다. 지난 시절에는 특정 분야의 전문지식을갖추면 안정적 직업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보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오늘날 복잡한 문제를 처리할 수 있는 지식과 능력을 혼자서 갖추기란 거의 불가능합니다. 문제해결에 필요한 모든지식과기술을 누구도 혼자서 충분히 습득할 수 없습니다.그래서 융·복합과제와 학제 간 연구의 가치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다른 배경과 관점을 지닌 사람들과 소통하고 협업할 때 혼자만의 관점과 지식으로 해결할 수없던 복합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이는 언제나 기술과 인문학의 교차로를 지향한 스티브 잡스의 경영철학과도통하는 지점이지요.

무엇이 동기를 끌어내는가

"배를 만들게 하고 싶다면 배 만드는 법을 가르치는 대신 무한한 바다에대한 그리움을 갖게 하라." 생텍쥐페리

"변화하라" "개혁만이 살 길"이라고 아무리 외쳐도 소용이없습니다. 명령과 지시로 우리는 변화하지 않습니다. ‘궁즉변 변즉투,고통의 단계를 거친 뒤에야 비로소 통한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온 정성을 쏟은 실패의 지점에서 한계와 결핍을 경험하게 되고 이러한 깨달음이 내면적 동기를 발견하게 만들어 자기주도적 변화의 동력을공급한다는 것이 《주역》의 가르침입니다.
내면적 동기를 찾고 자아를 발견하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게 아닙니 다. 불확실성과 불안이 가득하지만 실패에 대한 공포로 움츠러드는대신 도전에 뛰어드는 사람이 자아를 발견하고 내면적 동기를 만나 게 됩니다.

생화의 달인들은 어떠한 배경과 계기로, 끝없는 배움과 이를 통하탁월한 성취라는 동기를 갖게 되었을까요?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당인들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처음부터 자신의 천직이라고 인식했거나, 간절하게 소망하지는 않았다는 점입니다. 우연히 하게 된 일이기도 하고 생업 차원에서 종사하게 된 일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일을하면서 노력과 연구를 통해 기술이 개선되는 것을 경험하면서 즐거움을 알게 됐고 그 결과 더욱 깊이 배움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또한 달인들은 해당 업무와 관련해 처음부터 남다른 재능과 전문성을가진 사람들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지루하다고 무시하거나 편법을 동원하지만 달인들은 그러한 지루함과 무시를 견디고 자신만의경지에 도달한 것입니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는 말처럼 단기간에 승부를 볼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미래는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커 단기간의 목표, 가시적인 성과를 겨냥한 공부는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외부의 알 수 없는 변화에 가장 지혜롭게 대비하는 방법은 수시로 변화하는 이동 목표를 계속 겨냥하는 게 아니라, 시간과 환경이 변해도 흔들리지 않는가치가 무엇인지를 발견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자신을 성찰하는 데서 시작하는 자기객관화, 즉 메타인지입니다.결국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사회 변화도 아니고, 다른 사람의 능력과 생각도 아닙니다.
자신의 몸과 마음을 객관적으로 살펴보는 성찰이 진정한 공부의 출발점이자 공부의 미래인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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