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프와 소믈리에
김하인 지음 / 지에이소프트 / 2018년 1월
평점 :
절판


 

 

김하인.

내가 그의 소설 국화꽃 향기를 처음 접했을 때, 책을 읽으며 아주 많이 울었던 기억이 있다.

사랑하는 이를 영원히 잃는다는 것.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생각조차 못할 아픔이라는 것을 그 책을 통해 처음 느꼈다.

처음 이 책을 보았을 때, 비슷한 맥락의 소설이라는 느낌이었다.

조금은 식상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이 이여기는 실화가 바탕이라는 것이다.

 

강원도 고성.

어느 젊은 부부의 이야기.

셰프와 소믈리에.

밤에도 빛이 나는 도시에 더 어울릴법한 직업을 가진 두 남녀가 강원도 고성에서 살아가는 이야기.

그리고 헤어지는 이야기.

줄거리만 읊어대자면 너무 흔한 이야기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 흔한 이야기가 우리 옆 누군가에게 실제로 일어나는 이야기다.

자극적인 이야기의 매력에 빠져 내 주변 누군가가 겪고 있을 슬픈 이야기를 뻔하다 생각하고 살아가고 있는 내가 보였다.

이리 메마른 감성을 가지고 살았던 것인지 살짝 소심한 마음이 든다.

 

그들에게는 뜨겁게 불타오른 사랑이 시작은 아니었다.

그저 같은 가게에서 같이 일을 하는 직장동료.

서로에게 이성으로 매력을 느끼기보다 사람으로 먼저 매력을 느낀다.

사람으로 먼저 친해지고 연민을 느끼고..

그것이 사랑이 된다.

아주 천천히.

그들의 신혼에는 그녀의 아이도 함께 지만 오롯한 가족이었다.

서로의 모든 것을 알고 시작한 사랑.

가장 중요하다 생각한 미래를 버리고 선택한 사랑.

그들은 행복했다.

하지만 그 행복이 길게 이어지지 못했다.

여자가 아픈 상황에서도 그들은 행복했다.

서로를 위해 노력하고, 스스로를 다독이면서.

그들의 마지막은 행복했다.

남자가 여자의 마지막을 눈치 없이 못 알아채는 바람에 더 애틋했다.

행복한 순간에 사랑하는 이의 곁을 떠나야하는 사람의 마음이 어땠을지 너무 가슴이 아팠다.

병원에서 남자가 내는 울음소리가 들리는듯했다.

이미 나도 그런 슬픔을 겪은 사람들을 주변에서 본 경험이 있기에 더 감성적여질수 밖에 없었다.

 

이 책을 모두 읽고 나니 국화꽃향기, 그 소설이 다시 읽고 싶어졌다.

어릴 적, 그저 순진한 마음으로 읽어 내려갔던 그 이야기의 아련함이 새삼 떠오르는 소설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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