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영화, 포스터 그리고 사람들

영화, 포스터 그리고 사람들 - 영화의 첫인상을 만드는 스튜디오 이야기
이원희 지음 / 지콜론북 / 2018년 1월

표지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

나는 책을 고를 때 표지보다는 첫 문장을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첫 문장이 마음에 들면 한 문단을 읽어본다.

그리고 마음에 들면 그 책을 선택한다.

하지만 이 책은 표지가 마음에 들었다.

내용은 이미 제목에 모두 나와 있었기에 정말 제목만 보고 골랐다.

검정바탕이 검정 글씨.

그리고 조그만 하얀 공간, 그 위에 적힌 제목.

영화,

포스터

그리고

사람들

모든 걸 보여주는 느낌.

영화의 모든 것을 한 장의 사진에 보여줘야 하는 포스터.

그 포스터의 성격이 잘 드러난 책 표지.

이 책을 보기 전 나는 내가 기억하고 있는 포스터가 어떤 것이 있는지 생각해 보았다.

죠스, 웰컴투동막골, 관상.

죠스는 실제로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본 것은 아니었지만 그 부분 부분 하이라이트장면이 워낙 많이 나왔기에 그 포스터를 찾아본 적이 있다.

영화를 너무 잘 표현한 것 같아 인상에 남았었다

웰컴투 동막골은 정말 포스터만 보고 골라서 봤던 영화였다.

너무 해맑게 웃고 있는 주인공의 표정을 보며 그냥 기분 좋아질 것 같아 본 영화.

역시나 흥미로운 영화였다.

관상.

이 포스터는 정말 너무 쇼킹했다.

전부 내가 아는 인물들이지만 영화 속 인물들이 너무 선명하게 표현되어 있었다.

정말 한참동안 들여다본 기억이 아직 남아있다.

이렇게 적고 보니 딱히 외국영화의 포스터는 기억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외국 포스터는 별 감흥이 없었다.

한국에서 재편집된 포스터는 흥미로웠는데 외국에서 만든 포스터는 그것만큼 흥미롭지는 않았다.

그걸 알고 나자 이 포스터를 만든 사람과 나의 교감이 느껴졌다.

책속에서 인터뷰한 많은 사람들이 전부 나와 비슷한 생각과 느낌을 가지는 같은 사람들이기에 포스터 속에서 더 큰 느낌을 받은 것 같았다.

창작의 고통이라는 말은 익히 들어왔기에 그들의 인터뷰 내용들이 흥미로웠다.

그 세계에서 일하는 사람만이 아는 어려움과 창작의 고달픔, 클라이언트와의 마찰, 시간과의 싸움.

그들이 이겨내야 하는 것은 많았다.

하지만 전부 일에 대한 자긍심은 높아 보였다.

책을 넘기며 포스터를 하나씩 볼 때마다 새롭고 신기했다.

포스터만 보고도 내가 봤던 영화의 느낌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그들이 하는 일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나 같은 사람이 한둘은 아니리란 생각에 그들의 작업이 얼마나 뿌듯한 일인지 새삼스레 느껴졌다.

영화의 첫인상을 만드는 스튜디오 이야기.

그들이 가진 자부심이 오래도록 이어졌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