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꾸제트
질 파리 지음, 성귀수 옮김 / 열림원 / 2017년 2월
평점 :
절판


 

 

순수한 아이..

부모와 사는 동안 보고 듣고 경험한 일들이 순수하지 못해 때가 묻은 아이.

그 날, 자신에게 일어난 일이 어떤 것인지 알지 못한다.

자신이 한 일은 비를 뿌려대는 구름에게 총을 쏜 것 뿐 인데...그 일로 엄마를 잃게 된다.

의도한 바는 아니었겠지만 그렇게 그 아이는 고아가 되어버렸다.

여러 좋지 않은 상황들로 부모와 떨어져 살게 된 아이들.

그 아이들이 모여 생활하는 이야기이다.

주인공 꾸제트.

 

 

같이 놀아주고 살갑게 사랑표현을 하는 엄마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엄마의 품에 살던 아이가 혼자가 되었다.

자신이 저지른 일이 얼마나 큰일인지..얼마나 나쁜 일인지 자각도 하지 못하는 어린 나이.

그 과정에서 만나게 된 경찰, 레이몽.

 

고아가 된 꾸제트는 감화원에 가게 되고..비슷한 처지의 친구들 사이에서 여러 경험을 하며 자란다.

카미유.

그 아이로 인해 사랑이라는 새로운 감정을 경험하며 꾸제뜨는 더 자란다.

엄마를 잃은 꾸제뜨에게 큰 영향을 주는 두 사람.

책을 읽으며 어린 아이가 감당한 큰일의 이면을 볼 수 있었다.

무책임한 엄마에게서 느낄 수 없었던 사랑을 경험한 아이의 모습.

그 경험으로 인해 우리의 상상보다 더 자라나는 아이의 모습.

 

 

그러나 카미유와 함께 있을 땐 나도 감히 속임수를 쓰지 못하겠다.

...

만약 내가 속임수를 쓴다면 카미유의 초록빛 눈동자 속에 그 떳떳하지 못한 모습이 고스란히 비쳐 보일 거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하지만 내가 바라는 것은 그 눈동자가 행복한 빛깔로 가득 차는 것이니....

 

 

상대의 눈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멋지고 행복한 모습만 비춰지길 바라는 마음.

사랑이라는 경험을 처음 해보는 아이가 가지는 순수한 모습.

책속에 꾸제트는 너무 많은 것을 경험한 탓에 걱정되는 어린 시절을 보내는 느낌이었는데 이 감정묘사를 보고 아직 순수함이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한편으로는 어른들의 잘못된 모습으로 인해 때 묻게 되는 아이들이 안쓰럽게 느껴졌다

 

 

 

나는 꿈을 꿀 수가 없어, 꾸제트. 아빠가 여행을 그토록 자주 간 건 부부싸움 때문이라는 거 지금은 아주 잘 알고 있어.

...

하지만 난 그 때 엄마가 있었고 아빠도 있었어. 우리 집도 있고 내 방도 있었어.

....

그래서 나는 생각해. 이곳에 있는 아이들 모두 비슷했을 거라고. 부모님들이 서로 치고 받았건, 자식을 묶어놨건, 감옥에 갔건, 술을 끊으려고 고생을 했건, 다들 자기 집에 살았고 부모님들이 계셨던 거라고 말이야. 그건 여기 감화원이 있는 것보다는 훨씬 나은 거라고...

 

 

난 지금까지 못난 부모 밑에 사는 것보다 고아원이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살았다.

물론 모든 아이가 그런 것은 아닐 테지만, 이렇게 카미유와 같은 생각을 하는 아이들이 있다는 생각에 더 가슴이 아파왔다.

어떤 모습과 행동을 하는지는 상관없이, 그저 부모라는 존재가 있는 것이 더 나은 것인지..누군가에게 절대 용서받지 못할 행동을 했다 해도 부모라는 이름으로 아이와 함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나은 것인지..생각이 많아졌다.

아이에게 부모란 절대적인 존재라는 것을 새삼 다시 느끼게 되었다.

험한 세상.

나에게 살갑지 않고 많은 죄를 지은 부모라도 가족이라는 테두리를 만들어주는 그들의 존재는...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없는 유대감이 있다는 사실.

 

아이의 입장에서 듣게 되는 가족이라는 존재.

그리고 그 존재를 다시 가지게 되는 것을 질투하는 아이들의 모습.

내가 가진 것을 뺏기고 다시 얻게 되고...

가지지 못한 것을 부러워하고 질투하는 모습..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으로 보게 되는 이 모든 것들.

책 표지를 처음 보며 느꼈던 하얀 백지부분이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가족을 이루고 살아가는 나에게.. 이 책은 아이들의 행동을 보며 내 모습을 반성하게 만들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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