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라이 1 - 나를 잊지 말아요
예환 글.그림 / 쉼(도서출판)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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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참 가슴아픈 병이다.

내 가족을 잊고, 행복했던 기억을 잊고, 나 자신이 누구인지 조차 잊게되는 병.

외할머니께서 이 병에 걸리시곤 우리 엄마를 잊었다.

이모들도 잊었고 남편인 할아버지도 잊었다.

손녀인 나를 보며 "아가씨. 따뜻한 안쪽으로 들어와 앉으세요."라고 말을 하는데 눈물이 났다.

한평생 방 한가운데 앉으신 적 없던 외할머니는..치매에 걸리셔서도 우리에게 따뜻한 자리를 내주고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있으셨다.

우리가 어릴적에 외갓집에 면 굽은 허리로 항상 맛있는 음식을 내어주셨는데..이젠 먹어야 한다는것도 잊으시고..화장실가는것 조차 잊으셨다.

 

어렴풋이 치매란 것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내가 본 모습은 충격이었다.

내가 알던 모습과 너무나도 달라진 모습에 안쓰러움이 더해졌다.

하지만 치매에 걸린 할머니를 매일 돌보는 일은..안쓰러움이 생길수 없는 노동의 연속이었다.

갓난아이를 키우던 나는..아이 키우는게 힘들다 생각했는데 치매에 걸린 노인은 그보다 몇곱절은 힘든 일같이 보였다.

고집을 부리고 생때를 쓰고..

힘은 장사가 되어 지치게 하고..

막연히..치매간병엔 효자없다는 말이 실감이 되었다.

그런 막연한 생각만 가지고 있던 차에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아스라이.

은자.

어린시절 막연히 하기싫었던 치매 엄마의 병간호.

친구와 놀지도 못하고 어디가서 엄마가 아프다는 말조차 하기 힘든 현실이 버거운 상황.

그 엄마가.. 다치게 되고 치매가 더 급속도로 진행되게 된다.

다 본인탓이라고 생각한 은자는 사회복지사가 되어 치매환자들을 돌보며 살아가게 된다.

그녀가 접하게 되는 다양한 현실의 모습들.

너무 매정한 현실의 모습이라 가슴아팠고, 이론적으로 최고의 방법만을 고수하기엔 힘든 병간호의 무게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치매환자의 입장에서만 생각하기엔 가족들의 고통이 너무 컸기에 책을 읽는 내도록 가슴이 아팠다.

하지만 치매환자와 그 가족들의 아픔을 여실히 느낄수 있었기에 책을 다 읽고도 그 여운이 가시지 않았다.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과거를 '모두 잊어버린 사람'도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도 아닙니다.

 

모든 사람들처럼

존엄성과 가치를 지닌 한 사람입니다.

 

책의 마지막.

아마도 지은이는 이 말을 하고싶었던 것 같다.

 

내가 내 가족을 잊어버릴지도 모르는 병.

내가 기억하는 모든 추억을 잊어버리게 만드는 병.

내 가족이..나를 기억하지 못하게 만드는 병.

그 때가서 후회 하지 말고 지금 내 가족, 내 부모에게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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