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미르 노마드 - 당신이 미처 몰랐던 그곳 중앙아시아를 여행하다
김무환 글.사진 / 책과나무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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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일상을 벗어난다는 것.

그것보다 더 심장 떨리는 일이 또 있을까?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기고..

특별히 하는 일은 없지만 손을 놓을 수는 없는 집안일에 여행이란 연중행사가 되어버렸다.

그 허전함을 달래주는 것이 여행서를 읽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렇게 여행서를 읽으며 일탈을 꿈꾸는 내게 새로운 일탈이 들어왔다.

 

파미르 노마드.

당신이 미처 몰랐던 그곳 중앙아시아를 여행하다.

 

중앙아시아.

우리와 닮았고, 서양의 이목구비도 닮은 그들.

우리보다 문명의 때가 덜 묻은 그들의 이야기

너무나 궁금한 그곳.

내가 여행을 하게 되면 편안한 숙소와 사진으로 더 익숙한 장소만 방문하게 될 것이니 직접적인 그들의 삶을 볼 수 없겠지만, 이 책에서는 정말 그들의 삶이 녹아있었다.

그렇기에 내가 하는 여행과는 다르지만 더 현실적인 여행이라 할 수 있는 여행.

타고 가던 차가 펑크가 나는 일, 길가다 아무 곳에서나 숙소를 잡고 그들에게서 식사를 대접받고..

이런 것이 진정 여행인 것을..

도전하지 못하는 나 대신해 진정한 여행, 그 느낌을 온전히 받게 해준 여행서.

 

이 책에는 그들의 얼굴이 들어있고, 그들의 터전이 들어있고, 그들의 이야기가 들어있다.

그들의 얼굴 속에는 그들 삶의 모습이 들어있다.

그들의 터전 속에는 보지 않으면 믿지 않을 아름다움이 들어있다.

그들의 이야기 속에는 내가 겪어보지 못한 어려움과 기쁨이 들어있다.

사실적으로 묵묵히 적어 내려간 글이 내가 직접, 덤덤하게 겪은 경험인양 느껴졌다.

증명사진처럼 찍힌 그들의 얼굴을 보니 직접 만나 이야기 나눈 것처럼 느껴졌다.

 

다른 것 보다 그들의 얼굴을 참 오래 들여다 본 것 같다.

때묻지 않은 어린아이의 모습.

살갑게 대해줬다는 부부의 모습.

부끄러운 듯 살포시 웃었다는 여자 아이.

대한민국이 꿈의 나라라는 사람.

양을 파는 아이.

그들을 만나 본 적은 없지만, 그들의 얼굴을 보고 있으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인터넷에 떠도는 여행 일기를 읽으면 번화가나 중심가 쪽 이야기가 많은데 그 중 제일 자주 나오는 이야기가 치안이다.

이 책에서도 어수룩한 여행객을 노리는 무리가 있다고 나오지만 이 사진 속 주인공들은 처음보는 여행객에게 친절을 베푼다.

알지 못하지만 그들의 사진 속 얼굴에서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좋은 만남을 기대할 수 있는 여행.

이 책을 읽으니 좋은 만남을 기대할 수 있는 여행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커지는 것 같다.

 

여행은 움직임, 단순한 떠남.

길 끝에 떠도는 먼지구름, 강어귀에 새겨진 물결무늬.

집을 떠나 길 위에 집을 짓는다.

거기가 샛길이라도 상관없고, 어쩌다 길을 잃어도 좋다.

새 삻을 찾지 못하더라도 다른 삶을 만날 수는 있을 테니,

그걸로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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