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함께 읽는 나쁜 동화책

아빠와 함께 읽는 나쁜 동화책 - 사회적으로 올바른, 그러나 묘사와 전개가 어설픈 이야기
정한영 지음 / 토담미디어(빵봉투) / 2013년 10월

사회적으로 올바른, 그러나 묘사와 전개가 어설픈 이야기.

동화책이라는 제목을 보고 이야기에 밝고 행복한 내용만 있을 것이라 예상했던 내 생각을 깨끗하게 지워버렸다.
요즘 동화책을 읽으면 정서가 조금 바뀌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차에 이 동화책을 읽고 나니 그 생각이 확실하게 굳어졌다.
우리가 어릴 적 읽던 동화책 속에는 권선징악같은 내용이 많았기에 착하게 살고 바르게 살아야 한다고 배웠다.
하지만 요즘 시대에는 바르고 착하게 살기엔 너무 많은 점이 변해버렸다.
모 개그맨이 말한 내용이 큰 공감을 이끌며 어록으로 인터넷에 오르내리는 것만 봐도 그렇다.

가는 말이 고우면 얕본다.
세 번 참으면 호구된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피곤하다.
성공은 1%재능과 99% 빽
어려운 길은 길이 아니다.

우리가 어린 시절엔 이런 말이 크게 공감이 되지 않았었기에 더 더욱이나 이 책은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 같았다.
하지만 아이들이 바로 읽고 내용을 이해하기엔 어렵기도 하고 세상이 힘든 것을 너무 일찍 알려주는 것 같아보였다.
그래서 아빠와 함께 읽는 동화책이라는 것이 이해가 갔다.
우리가 그동안 동화책을 읽으며 주인공 중심적인 이야기를 접한 것이라면 이 책은 주인공이 주인이 되는 책이 아니라 그들을 둘러싼 여러 환경적 요소를 복합적으로 설명해 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에 착하기만 해서도 안 되고, 그저 신분이 높아서만도 안 되는, 실제로 우리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해주는 책이었다.

이 세상의 부모들이 읽어보고 아이들을 가르침에 있어서 조금 더 현명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알려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
물론 아이들이 동화책을 모두 이해하고 이런 이야기는 동화 속에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에 말이다.
나중에 우리의 아이들이 세상에 나가기 전 이 세상이 얼마나 힘들고 살아가기 벅찬 곳인지 알려주기 위해 선물로 주어도 좋을 법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미리 읽어보고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세상은 생각보다 더 힘들고 고달픈 곳이라는 것을 일찍 깨달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나쁜 동화책, 아빠와 함께 읽는 나쁜 동화책.
어른들은 이 책을 읽고 아이들이 접하는 우리의 사회가 좀 더 나은 사회가 되도록 노력했으면 하는 생각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