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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와디의 아이들 - 성장과 발전의 인간적 대가에 대하여
캐서린 부 지음, 강수정 옮김 / 반비 / 2013년 8월
평점 :
빈곤.
언젠가부터 상태적 빈곤이라는 말을 들으며 많은 생각을 했었다.
현재 내가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누군가는 빈곤이라 하고 누군가는 부를 누리며 산다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얼마 전, 하루 세끼를 먹으며 컴퓨터 앞에서 이 글을 보고 있는 당신은 지구상에서 상위1%의 사람이라는 글을 읽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는 지금 내 모습을 절대로 부유하다 생각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빈곤이라는 것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
4인 한 가족이 하루 1달러도 안 되는 돈을 가지고 사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는 것, 그들이 내 옆집에 사는 사람이 아니기에 내가 그들의 삶을 정확히 알기란 어렵다는 것, 그리고 그들은 하루를 먹고 살아가기 위해 하루 종일 일을 한다는 것.
이런 막연한 정보만으로도 내가 방금 남긴 음식들을 보며 미안한 마음이 드는데... ‘안나와디의 아이들’이란 책을 읽으며 난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21세기의 가장 불평등한 도시로 손꼽히는 인도 뭄바이의 빈민촌을 취재하며 적어 내려간 이 책은 내 생각보다 더 신랄하게 그들의 삶을 보여주었다.
쓰레기 더미에서 사는 그들의 삶은 내 생각보다 밝았다.
그들보다 많은 돈을 벌지만 늘 부로 가득 찬 곳에서 살아가는 내 모습은 그들보다 어두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 얼마 안되는 돈을 벌 수 있는 것에 만족하고, 현재 그들이 닥친 상황을 너무 어둡게만 보지 않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내 생각을 다시 고치는 계기도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네 60년대 삶이 이러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려운 시절이었지만 희망이 있고, 따뜻한 정이 있던 시절.
왠지 그런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부유한 사람들의 비리로 인해 너무나도 불평등하고 막막한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그런 것조차 불평하지 못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우리네 부모님들이 어렸을 때 살았던 모습이 아닐까?
그들에게 우리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우리를 부러워 할 것인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넘치는 물건들과 먹을거리를 보고 부러워하다가도, 물질만능과 개인주의적인 이 모습을 보고 실망하지 않을까?
그들의 삶이 더 나아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이 자신이 처한 불평등한 삶을 조금 더 나은 삶으로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