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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 매창
윤지강 지음 / 예담 / 2013년 4월
평점 :
시와 음악, 그리고 사랑으로
조선을 매혹한 여인 매창의
단 한 사람만을 위한 연서
표지의 단아한 여인은 기생이었다.
기생 매창.
어릴 적에는 기생은 안 좋은 것인 줄 알았다.
야한 옷을 입고, 술을 팔며 남자를 홀리는 여인.
그 것이 어릴 적 내 머릿속 기생의 이미지였다.
하지만 여자아이였던 내가, 여자가 되면서 기생의 이미지는 달라져갔다.
제일 처음 그 이미지를 바꿔준 것은 논개였고, 그 다음은 황진이였다.
그 시절 그들의 춤을 보고, 그들의 노래를 듣고, 그들이 따라주는 술을 먹는 남자가 내 남편이었다면 기생의 이미지는 여전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들이 술과 웃음을 파는 것이 아니라 춤과 노래와 흥을 파는 것이라는 것을 알고 난 지금의 나는 그들이 받았던 대우가 너무 안타까웠다.
이번에 읽은 책 매창 역시 마찬가지였다.
몸 바쳐 마음 바쳐 젊음 바쳐 사랑한 이가 신분 때문에 그녀를 모른 척 할 때, 그녀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자신의 전부라고 믿었던 사람에게서 받은 배신.
하지만 평범한 여인이 아니기에 속으로만 삼켜야했던 이별의 아픔.
여자로써 그녀가 너무 애처로웠다.
또 다른 사랑을 찾아도 오롯하게 마음 다해 사랑할 수 없는 그녀의 모습이 안타까웠다.
어미에게서 버림받고 기생을 만들지 않으려는 아비의 품안에서 그녀가 겪어야 했던 아픔 또한 가슴이 아팠다.
상처받지 않은 듯 보였지만 그것은 그녀를 할퀴고 지나간 아픔이었다.
그녀가 지금 이 세상에 태어났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노래 잘하고 시 잘 짓는 그녀라면 혹여 이 세상에서는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으며 더 행복하지 않았을까?
기생.
매창이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의 굴레였던 기생.
많은 이름으로 불리웠다는 매창.
그녀가 실존 인물이라는 사실이 더 놀라웠다.
내가 이 책을 읽고 느낀 감정을 더 다독이고자 그녀가 썼던 시를 더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