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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한 잔과 토마토 두 개 - 오광진 우화소설
오광진 지음 / 문이당 / 2013년 1월
평점 :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이 책은 나에게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산은 사람을 넘어뜨리지 않아. 사람을 넘어뜨리는 것은 돌멩이처럼 작은 것들이지.
책의 표지에 적혀있는 이 말은 책을 읽기 전부터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해맑은 표정으로 서있는 삐죽 머리 아저씨와 새침한 표정으로 서있는 여자아이. 도대체 이 책은 나에게 어떤 생각의 변화를 줄지 궁금했다.
현재를 살고 있는 그저 평범한 생각을 가진 그가 천사 가브리엘을 만나게 된다. 그는 그녀와 함께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은 생각으로 가득 찬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알게 된다. 그의 모습을 보면서 어떻게 저렇게만 생각할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나도 어쩔 수 없는 현대인이고 이 시간을 살고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천사 가브리엘과 그 경험을 했다고 해도 그와 똑같은 반응이었을 것이고, 그와 똑같은 행동을 했을 것이다.
나의 가치를 돈으로 평가하고, 내 주변의 것들을 소중히 여기지 않고, 어이없을 만큼 어리석은 행동을 당연하다 생각하고 사는 것. 이것이 얼마나 바보같은 짓인지 이 책을 통해 다시금 알게 되었다.
사람이란 참 묘하다. 절망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디딤돌로 삼고 일어나는 사람도 있다. 그것은 생각하기에 따라 달라진다. 사람은 정작 잃어버리지 말아야 할 것을 잃어버리고 살아간다. 나는 절망 때문에 희망이 소중한 것을 알게 되었으며 슬픔 때문에 기쁨이 축복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가 깨우친 내용을 읽으며 내 생각이 서서히 정리되는 듯 했다. 나 또한 그가 깨우쳐 가는 모습을 보면서 내 주변에 흩어져 있는 소중한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보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너무나도 흔하게 쓰고 함부로 대하는 것들이, 그것이 부족한 곳에서는 너무나도 어이없는 행동이고 화나는 일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의 나는 너무나도 풍족한 삶을 누리고 있지만 나의 아들과 딸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풍족한 삶이 물질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 깨끗한 물과 깨끗한 공기, 깨끗한 먹거리만으로도 너무나 행복한 삶을 산다는 생각도 들었다.
전체. 전체 속에서 존재하는 나이기에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 주변의 것들이 사라지면 나도 없다는 것. 당연한 일이지만 잠시 잊고 살았다는 느낌이 든다.
책 속에서는 과거로 돌아갈 수 있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주변의 흔한 것이 항상 흔하게 있으란 법은 없다. 흔하게 발에 차이던 것들이 사라지고 후회하는 어리석은 짓만은 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