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상자 작가가 읽어주는 그림책 3
김인자 글, 김보라 그림, 김현 음악 / 글로연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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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읽어주는 그림책. 어른이 되어 누군가가 책을 읽어주는 것을 듣고 있으니 기분이 묘했다. 어린 시절, 동화책 읽어주던 엄마의 모습이 기억나기도 하고, 동생에게 책을 읽어주겠다며 앉혀놓고 책을 읽어주다 도망가는 동생을 때리던 기억도 난다.

작가의 따뜻한 목소리와 내가 가진 웃음 나는 추억들이 함께한 이 책은 참 따듯했다. 부모님이 없는 연이지만 할머니의 사랑 때문에 따듯하고 행복해 보였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곧 있을지도 모르는 어두운 미래가 보여 안쓰럽기도 했다. 아직 어려서 모를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고무신을 서랍 속 상자에 넣어놓은 모습을 보니 마냥 어려보이지 않았다. 부모님의 빈자리가 그 아이를 철들게 만들었을까?

 

갑자기 궁금했다. 연이의 부모님은 왜 연이를 할머니께 데려다 놓은 것일까? 할머니가 생선 장사를 하는 걸 보니 맞벌이가정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고, 이혼가정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사회적으로 크게 문제가 되고 있는 일이라 남의 일 같지 않았다. 한창 사랑받고 자라야 할 아이이기에 할머니의 사랑이 부족해보이진 않았지만 아이의 마음을 모두 채워줄 수 있을지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우리 주변에 연이 같은 아이들이 얼마나 많을까? 연이만큼 오래 살지 못할 할머니이기에 연이가 걱정이 되었다. 연이 같은 아이들은 따뜻한 보살핌이 필요한 시기이기에 더욱더 걱정이 되었다. 할머니가 연이 옆에서 오래오래 행복 할 수 있길 바래본다. 연이가 할머니의 새 고무신을 사고도 주지 못하는 불안함이 영원히 묻혀있기만을 빌어본다.

언젠가 연이가 할머니보다 더 자라서 예쁜 꽃신을 신겨드릴 수 있는 날까지 함께 행복하시라 그렇게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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