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만 있어줘
조창인 지음 / 밝은세상 / 2012년 11월
평점 :
품절


. 그저 탄식만 흘러나왔다. 책 뒷면에 적힌 간략한 이야기는 어쩌면 아주 진부한 이야기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지만 책을 읽기 시작한 후로는 다른 일을 할 수 가없었다.

 

우리는 참아내면서 주어진 삶의 마지막까지 달려가야 해.

왜냐하면 죽음은 우리 삶에서 단 한 번밖에 없는 순간.

두 번 다시 되풀이할 수 없는 순간이기 때문이란다.

 

이 책으로 인해 죽음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살 수 있었지만 그 길을 선택하지 않은 그, 은재. 그는 죽어가는 순간에 어떤 생각을 했을까? 죽으면 그가 사랑한 인희를 다시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 아니면 그동안 그를 괴롭히던 과거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생각? 그와 그녀의 사랑이 가슴 아팠다. 사랑하지만 상황이 그들을 함께 하지 못하게 만들었기에 그들의 사랑이 더 가혹해 보였다.

그가 자신의 딸에게 느끼는 감정은 어떠했을까? 딸을 딸이라 부르지 못하고, 아빠로써 해주어야 할 당연한 일들을 그저 마음씨 좋은 아저씨가 베푸는 선행이라고 해야 하는 그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이것이라도 해 줄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했을까?

오해와 오해가 쌓여 마지막 순간이 되어서야 풀 수 있다면 그보다 더 힘든 일은 없을 것 같았다.

 

삶의 마지막 순간에 모든 것을 풀었고, 마음속 응어리를 모두 토해낸 그가 부러웠다. 자신의 딸이 오해하고 미움으로 가득 차 있던 마음을 풀어준 그가 대단해 보였다. 부모의 마음은 이러한 것일까? 죽어가는 자신보다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자신의 딸을 보듬어 주는 마음. 새삼스럽게 부모님께 그동안의 마음을 표현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당연하게 받고 있던 내리사랑을 조금은 쑥스럽게 표현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진부한 스토리지만 너무나도 깨끗하고 편안하게 풀어낸 이 책이 마음에 든다.

남녀의 사랑. 부모자식간의 사랑. 친구사이의 우정. 그 모든 것이 녹아있는 이 책이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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