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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로 돌아가라 ㅣ 핀란드연구소 대표 정도상의 이것이 교육이다 시리즈 1
정도상 지음 / 고려대학교출판부 / 2012년 9월
평점 :

엄마로 돌아가라!
탯줄을 통해 양분을 공급받던, 가슴에 안겨서 젖을 빨던, 등에 업혀서 세상모르게 잘 수 있었던, 무서운 것을 보면 치맛자락 뒤로 숨었던, 유치원에서 돌아오면 큰 소리로 불렀던, 아이의 모든 세상이었던 엄마.
그 엄마로 돌아가라.
엄마로 돌아가라!
지치고 힘들 때, 외롭고 쓸쓸할 때, 도전에 실패했을 때, 세상이 싫어질 때, 사랑하는 사람을 읽었을 때, 누구에게 기대고 싶을 때, 아빠에게 혼났을 때, 친구에게 배신당했을 때, 된장찌개와 김치찌개가 먹고 싶을 때, 아무도 도와주는 사람이 없을 때 찾을 수 있는 엄마.
그 엄마로 돌아가라.
엄마로 돌아가라!
먼 산을 보면 떠오르는, 먼 이국땅에서도 매일 생각나는. 세상에 없어도 살아있는, 영원히 기대 쉴 수 있는, 비교가 되지 않는 절대적인 세계인 엄마.
그 엄마로 돌아가라.
엄마로 돌아가라!
책의 마지막에 적혀있던 글귀인데 책을 덮고도 다시 읽고 싶었다. 나는 아이의 교육을 핑계로 너무 많은 엄마의 직분을 잊어버린 것은 아닌지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아이를 가진 후 티비나 인터넷에서 제일 많이 접한 내용이 아이 교육에 관한 내용이다. 결혼 전에는 관심도 없던 내용들이었는데 이제 주변에서 흔히 들리는 ‘어느 유치원이 좋다 더라’ ‘요즘엔 유학도 일찍 보낸다더라’하는 이야기들이 그냥 넘어가지지 않는다.
아이의 유년기를 학원에서 공부하는 추억만으로 가득 차게 만들고 싶지 않았기에 놀이터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을 보며 그리 키우겠다 생각했었지만, 현실 속에서는 바보 같은 생각이었다. 내 생각을 듣고 많은 엄마들이 그렇게 세월 좋게 살다간 다른 아이들에게 밀릴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 했었다. 내 생각과 그들의 생각이 다른 것이라 생각을 했었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같은 방향을 제시 하는데 혼자 다른 방향을 가고자 하는 건 용기가 필요한 일인 듯 보였다.
하지만 아이를 낳고 교육에 관한 책들을 읽으면서 내 생각은 확고해졌다. 아이를 아이답게 키우자. 내 인생을 아이에게 올인 하지 말자.
그리고 ‘엄마로 돌아가라’라는 책을 읽고 내 교육관은 조금 더 바뀌었다. 아이에게 너무 많은 것을 바라지 말자.
이 책 속에는 내가 그동안 습득했던 지식도 있었고, 조금 의외였던 지식도 있었다.
조기 영어 교육이 독약이라는 것, 조기에 글자를 가르치지 않는 것이 좋다는 것, 선행교육은 위험하다는 것은 이미 알던 내용이었다.
하지만 중3에서 고1이 되는 시점에서는 선행이 중요하다는 것, 공부는 대학에서 시작이라는 것은 의외의 지식이었다.
그동안 선행은 엄마욕심의 전유물이라고만 생각했다. 학교에서 뒤떨어지는 게 싫어서 미리 공부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공부의 내용이 크게 달라지는 순간에는 선행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를 몰랐다면 갑자기 어려운 학업에 아이가 쉽사리 지쳤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아직 아이가 어려서 교육의 방향을 짧게 잡았었는데, 공부가 대학부터 시작이라니 더 길게 아이의 미래를 봐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교육에 관한 책들은 읽으면 읽을수록 머릿속에 생각이 정리되고 아이에게 너무 큰 짐을 지우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