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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를 생각한다 - 프레시안 긴급 기획, 안철수 루트 따라가 보기
프레시안 기획, 전홍기혜.강양구 엮음 / 알렙 / 2012년 9월
평점 :

정치에 아무런 관심이 없던 나였지만 결혼을 하고 주부가 되고 아이의 엄마가 되면서 정치가 얼마나 무섭고도 대단한 것인지 알게 되었다.
기껏해야 버스비 오른 것 정도나 술값이 오른 정도로 경제를 알아가던 나에게 주부가 된 것은 큰 변화였다.
시장이나 마트에서 고등어 한 마리의 가격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집 앞의 치킨 집 치킨가격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게 되었다.
그저 가격의 변화가 아닌 서민 삶의 변화이기 때문이다.
내가 결혼을 했을 때 까지만 해도 고등어는 천원 이였고, 치킨은 만 삼천 원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 고등어는 비쌀 때 팔천 원까지 했었고, 치킨은 평균 만 육천 원 정도다.
겨우 삼 년 만에 고등어는 8배가 뛰었었고, 치킨은 23%정도가 올랐다.
부자는 더욱 부자가 되고, 가난한 자들은 더 가난해졌다.
부산역주변의 노숙자는 더 많아졌고, 전셋집보다 월세집이 더 눈에 잘 띈다.
이런 상황을 보면서 지내는 지금, 안철수. 그의 이름을 보면 무의식적으로 클릭을 해서 읽거나 책을 뒤져보게 된다.
어쩌면 그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더 우상화 되어있는 지도 모른다.
어느 정도 생각했던 것이지만 이 책을 읽고 그 생각이 더 굳어졌다.
그를 최고의 대통령감이라 생각했지만, 어쩌면 그도 힘든 상황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나 젊은 세대들은 그의 삶과 생각을 보면서 너무 큰 기대를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가 가지고 있는 생각이 우리와 닮아있기에 그를 지지하지만 자리가 그를 힘들게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나라를 경영하는 것은 하나의 회사를 경영하는 것과는 다른 일이다. 회사경영을 잘못하면 파산하거나 다른 이에게 팔 수 있지만 나라는 다르다. 대통령이 잘못한 일을 그 다음 대통령이 해결해야하고 떠안고 가야한다. 과연 그가 지금 우리의 현실을 떠안고 국민과의 ‘소통’속에서 잘 해결해 나갈 수 있을까? 아니, 그가 아니라 그 누구라도 그럴 수 있을까?
하지만 그이기에, 누구보다 ‘소통’을 중요시 하는 그이기에 그의 생각을 존중해 주고 싶다. 그의 생각을 여러 입장에서 생각한 이들의 글을 읽고 나니 더욱 그 생각이 강해졌다.
특히, 김기협 역사학자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대통령 노릇도 더 잘할 사람이라고 안철수가 양보할 만한 상대가 있었으면 좋겠다. 품성과 능력이 대통령직에 맞으면서도 기존 역학관계 때문에 그 직에 접근하기 힘든 인물이 안철수의 도움으로 제 자리를 찾을 수 있었으면. 그러면 안철수도 편안한 자기 생활을 계속 누리면서 동시에 이 사회의 지도자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직책 없이도 역할을 맡을 수 있는 사람이니까.
하지만 지금 상황에 그런 사람은 나오리라 보이지 않는다. 지금 그가 가고 있는 길이 우리에게 어떻게 작용할지는 모르지만 웃으며 행복해 할 수 있는 미래를 만들어주길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