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하고 행복하게 2 - 시골 만화 에세이
홍연식 글 그림 / 재미주의 / 201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귀농. 도시의 탁한 공기를 마시며 살다보면 가끔 귀농의 매력에 빠지곤 한다. 촌 아닌 촌에서 살다보니 맑은 공기마시면서 자랐는데, 결혼 후 도시 한복판에서 살다보니 환절기 목감기는 단골손님이 되고, 집안 공기청정기는 필수가 되었다. 어릴 적 뛰어놀던 뒷산도 이젠 아파트가 들어서고 인공으로 만들어진 놀이터가 들어섰다. 어쩌면 우리 아이는 흙보다 콘크리트를 더 많이 밟으면서 자랄 것 같다는 생각에 한편으론 씁쓸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던 중 티비 에서는 귀농에 대해 알려주기 시작했다. 도시의 삭막함에 지쳐 시골로 들어가 사는 귀농족이 늘어났다고. 이렇게 티비에서는 귀농의 장점에 대해서만 알려주기 시작했다. 단점은 없는 것만 같던 귀농.

이 책 속에서는 현재를 사는 사람의 현실에 대해 너무 정확하게 말해주고 있었다. 도시라는 것이 가지는 편리함, 시골이라는 것이 가지는 편안함. 그저 티비 속에서 보여주는 막연한 귀농의 장점들이 아닌 실제로 살아본 사람만이 아는 귀농의 장점과 단점들.

또 사람이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삶의 피곤함도 보여주고 있었다.

책 속에서 막연하게나마 가지고 있던 나의 귀농의 모습을 본 것 같다. 그리고 미리미리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먹거리를 직접 키우는 방법, 땅을 고르는 방법, 추위에 대비하는 방법, 산에서 먹거리를 구하는 방법. 생각보다 공부하고 알아둬야 할 것 들이 많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처음 사계절을 지나는 동안의 모습은 힘들고 지쳐보였지만, 그 뒤는 행복하고 밝아보였다. 익숙해지면서 일상이 되어가는 모습에 내 마음도 편안해졌다. 하지만 그 곳에도 도시의 흔적들이 들어오면서 왠지 모를 씁쓸함이 들었다. 예전엔 그래, 시골가면 추우니까 전기보일러도 있어야 되고, 벌레 많으면 안 되니까 주변 공사도 좀 하고..’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실제로 지은이가 본 그러한 모습을 직접 알게 되니 왠지 귀농의 의미가 반감 된 것 같았다. 자연 그 속에서 행복을 느끼며 살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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