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너무 낯선 나 - 정신건강의학이 포착하지 못한 복잡한 인간성에 대하여
레이첼 아비브 지음, 김유경 옮김 / 타인의사유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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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사람이 많은 요즘이다. 

흔하게 우리는 치료를 위해 약을 먹지만 어쩌면 우리의 몸을 더욱 아프게 만드는 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당장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선택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다른 병보다 치료가 오래 걸리는 정신적인 고통은 우리의 생각보다 더욱 복잡하다. 

약을 통해 변화하는 나의 호르몬도 문제고, 실생활에서 접하게 되는 여러 문제들도 영향을 끼친다. 


길을 가다 우연찮게 개똥이라도 밟았다면... 

기분이 괜찮은 날은 툭툭 털고 지나갈 수 있지만 아닌 날은 달라진다. 

그저 개똥을 밟았을 뿐인데, 평범한 나에서 세상에서 제일 운이 없는 나로 바뀌고 만다. 

이런 기분이 금방 사라지지 않고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내 일상을 달라지게 만든다. 

작게는 그저 기분의 문제지만 크게는 목숨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말이다. 


이번 책에 나오는 몇몇 사람의 이야기는 어쩌면 우리 모두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각자의 생각은 모두 다르지만 그들이 택하는 행동은 오롯하게 자신의 생각에 따른 것이다. 

자신의 삶을 자신의 생각대로 살아가지만 그것이 올바른 행동이라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그들의 입장에서는 제일 좋은 선택이었을 것이기에 씁쓸함이 맴돌았다. 

어쩌면 처음부터 환경이 달랐기에 그들에게는 다른 선택권이 없지 않았을까? 

그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태어났다면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이 생각은 마지막이야기였던 하바의 입양이야기에서 더욱 확고해졌다. 

아이를 키울 상황이 아니기도 했지만, 어쩌면 그녀는 자신의 아이가 더 나은 환경에서 살길 바랐을 것이다. 

입양된 집에서 완벽하게 적응하고 친엄마를 거부하는 아이를 보는 심정이 어땠을지는 상상하기 힘들지만 말이다. 


악질적인 병에서 완치된 사람들은 자신이 완치되었다 장담하기 어렵다. 

정신질환도 마찬가지. 

하지만 생각의 차이가 큰 변화를 만든다는 것은 확실하다. 


"나도 완전히 나은 건 아니에요" 

"정말이지 이 세상에서 어떻게 하면 어른이 될 수 있는지 매일, 여전히 궁금해하고 있을 뿐이에요." 


자신의 정신적인 질환을 그대로 인정하고 자신의 상황에 맞게 생각하고 상황을 더 나쁘지 않게 유지하는 자세. 

그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주변인의 관심이고, 자신의 굳은 의지인 것이다. 

정신질환에 잠식당하지 않고 그 자체도 자신이라 인정하고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 

이 세상 어떤 질병보다 더 복잡한 이 병의 진짜 약은 스스로에게 있는 것이라는 것을 모든 사람들이 알았으면 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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