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소아신경외과 의사입니다 - 생사의 경계에 있는 아이들을 살리는 세계 최고 소아신경외과 의사 이야기
제이 웰론스 지음, 김보람 옮김 / 흐름출판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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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도 무시무시한 신경외과. 

거기다 하나 더 붙었다. 

소아. 

이름만 들어도 대단하다는 말이 나올 법한 직책. 

그런데 그보다 영어로 된 제목이 더 눈에 띄었다. 


ALL THAT MOVE US. 

한 줄의 글만 읽어도. 

작가가 자신의 직업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야기는 단순히 사람의 감정에 호소하는 그런 글은 아니었다. 

내 생각보다 조금 더 전문적이었고, 작가의 직업적인 모습에 더 가까웠다. 

전문가가 조금 쉽게 일반인에게 가르쳐주는 느낌의 글이라고나 할까? 

일반 사람들이 겪지 못할 일들을 쉽게 설명해 주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그의 손에서 이뤄낸 다른 이의 웃음을 보는 것은 꽤나 즐거웠다. 

나에게도 닥칠 수 있는 무시무시한 일을 그가 해결해 줄 것 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그렇게 대단해 보이는 작가의사 선생님도 누군가의 가족이었다. 

자신의 가족에게 닥친 아픔을 공감하고 그 느낌을 환자들에게도 투영하고 있었다. 

환자의 아픔을 이해하고 함께 어루만져 주는 의사. 

책을 읽는 동안, 그어진 선이 있는 의사가 아닌 나의 상황을 공감해 주는 친구 같은 의사와 함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는 생각지도 못한 사고를 당한 이들이 이렇게나 많다는 사실에 씁쓸함이 몰려온다. 

그것이 자의일 때는 더더욱이나. 

자신의 아픔을 다른 방식으로 해결하려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봐야 하는 의사의 심정은 어땠을까? 

죽음을 원하는 서로 다른 이유들. 

세상의 팍팍함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이야기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한 그의 병아리시절 이야기였다. 

분명 잘못된 방법이라는 것을 알지만 나보다 선배이기에, 나보다 경험이 많은 이라서 말하지 못했다. 

이건 아닌데, 이렇게 하면 부작용이 분명 생기는데. 

의학적 지식은 충분하지만 경험이 많지 않다. 

그리고 용기가 나지 않는다. 

이런 선택을 하는 데는 이유가 있을 거야. 

내 생각이 꼭 옳은 것은 아니야. 

많은 생각이 머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지지만 끝내 입을 다문결과는 참혹했다. 

그 자리에서 말을 꺼냈어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 마음의 짐은 덜 수 있었겠지. 

아니, 어쩌면 선배가 깜빡했을 수도 있었던 사실을 일깨워줬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살아가며 이런 경우를 수도 없이 경험할 것이다. 

그럴 때마다 곱씹으며 자책할 순간이 생겨나겠지만 의사만큼 자책감이 들 수 있을까? 

그 순간 나에게 닥칠 위기를 이겨낼 수 있는 용기. 

어쩌면 초보 햇병아리에게는 없을지도 모르는 그 용기가 이 세상 수많은 신입들에게 필요할지도 모른다. 

어쩌면 나이 40을 바라보는 나에게도 필요한 그 용기말이다. 


세상을 열심히 살아가고 싶을 때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 속에는 모두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만 있기 때문에. 

절망에 빠질 수도 있는 순간, 힘겹게 싸워야 되는 순간이지만 모두들 이겨내고 웃는다. 

그리고 그 절망에 빠질뻔한 순간에 나를 도와주는 누군가가 있다. 

삶이 그렇지 않을까? 

누군가를 도와주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는 그런 것 말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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