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꺼이 나의 죽음에 동의합니다 - 있는 힘껏 산다는 것, 최선을 다해 죽는다는 것
진 마모레오.조해나 슈넬러 지음, 김희정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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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고 이야기한다. 

사람같이 구를 수 있다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개똥밭을 구르기조차 힘든 상태라면 생각이 달라진다. 

가만히 누워만 있어도 힘든 상태라면? 

구르기만 한다면 살 수 있다 말하는 상태가 과연 행복할까? 



최근 죽음에 대한 생각이 형태를 갖춰가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막연히 죽음이라는 단어로 끝나는 생각이었는데... 

내가 책임져야 할 일이 더 이상 없다면 힘든 삶을 더 이어갈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 

어쩌면 그 나이에는 또 다른 책임감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누군가가 나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라면? 

내가 더 이상 내가 아닌 상황이라면? 

죽음이라는 것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그렇게 의료 조력 사망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기 시작했다. 


나의 마지막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는 것. 

더 이상 아프지 않고, 더 이상 불행하지도 않고, 더 이상 누군가를 미워할 필요도 없는 그런 선택. 

이 책을 읽으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의 삶은 앞으로 어떤 모습이 될지 알지 못하기에... 책 속에 나오는 많은 이들이 꼭 나의 미래인 것만 같았다. 

그들에게는 모두 공통점이 있었다. 

더 이상 살고 싶지 않다는 것. 

하지만 그 누구도 불행해 보이지 않았다. 

가족이나 지인들은 그 선택을 100프로 찬성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죽음을 오롯하게 받아들이겠다 준비가 된 그들은 확고했다. 

이 방법은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런 그들의 마지막을 조용하게 도와준 이의 감정변화를 알 수 있었다. 

누군가를 돕는 일이지만 결과적으로는 사람이 죽는다. 

죽은 이는 말도, 행동도 없지만 남아있는 이들은 다르다. 

죽은 이를 사랑했던 많은 사람들의 감정을 듣고 보게 된다. 

우리나라에도 의료 조력 사망이 합법화된다면 어떤 부분을 먼저 생각해봐야 할지 고민하게 만들었다. 


아픈 이와 남을 이들이 최대한 행복할 수 있는 선택이 어떤 것일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무엇이 나를 가장 행복하게 하는 선택인지는 내가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좋은 죽음이라는 것의 의미를 가슴 깊이 새겨보는 기회가 된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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