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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어딘가 조금씩 이상하잖아요 - 소심 관종 '썩어라 수시생' 그림 에세이
썩어라 수시생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8월
평점 :

다른 이의 삶이 녹아든 책을 읽다 보면 가끔 나와는 다르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는 한없이 바닥을 파고드는 상황인데 이 사람은 어찌 이리도 잘 이겨낼까?
나는 이 사람보다 약한 사람인 걸까?
나보다 더 강한 사람들만 살아가는 세상.
그런 책은 재미가 없었다.
어딘가 하나씩 삐걱거리는 망할 인생!
이거지.
내 망할 인생인데... 나만 그럴 리 없지^^
이 책은 공감과 공감을 이끌어낸다고나 할까?
읽는 동안 뼛속까지 깊은 공감을 하게 되는 이야기.
마냥 행복하고 마냥 잘 풀리고 마냥 즐겁지 않아 친구 같은 이야기.
우리는 모두 어딘가 조금씩 이상하잖아요
너무 잘 그리지 않은 그림이라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제일 처음 나오는 부제는 더 마음에 들었다.
나도 이렇게까지 이상하고 싶지는 않았어.
성악과를 졸업하고는 영어선생님이라 불리는 작가.
그게 아니라 노래하는 사람이라 말을 하지만 상대의 반응은 더욱 당황스럽다.
노래를 하는 사람이라는 말에 노래를 잘한다고 반응하는 이.
하지만 나는 잘하지 못한다.
영어는 잘하지만 노래는 잘하지 못하는 노래하는 이.
삶은 내 마음대로 살아지는 것이 아니다.
나 역시 그랬다.
잘하고 싶었지만 그리 잘하지 못했다.
더 오래 하고 싶었지만 현실의 벽은 높았다.
나보다 잘하는 사람은 많고, 나는 그들을 따라가지 못했다.
나 역시 그 일보다 더 잘하는 일을 찾아야 했고, 그 일을 할 수밖에 없었다.
나이 40이 다 되도록 아직도 드문드문 생각나는 그때 그 시절.
좀 더 노력했다면 나는 그 일을 잘할 수 있었을까?
공감이 잔뜩 묻어나는 이야기를 읽으며 씁쓸하기도 했지만 웃음도 피식 나는 그런 책.
그 시절 나도 외로웠지, 그 시절 나도 힘들었지.
왜 저 시기엔 저럴 수밖에 없을까 공감하게 되는 이야기.
내 맘대로 되지 않는 지금이 재미있어지는 이야기.
심심할 때, 내 마음대로 일이 풀리지 않을 때 읽어보기 좋은 책인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