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리움
이아람 지음 / 북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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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작은 세계라 볼 수 있는 테라리움. 

표지의 테라리움을 보는데 전혀 그런 느낌이 들지 않는다. 

예쁜 꽃도, 화려한 나비도, 완벽한 나무도 있는데 왜 그런 것일까? 

바로 아래 적힌 글자가 그 생각을 뒷받침하는 듯하다. 


네 어머니가 세상을 멸망시킨 사람이야. 


제목과 어울리지 않는 이 문장이 표지를 보고 느낀 내 감정을 더욱 확고하게 만들어주었다. 

테라리움. 

내가 아는 뜻과 같은 의미가 맞는 것일까? 


한 소년이 있다. 

분명 엄마와 함께 차갑지만 안전한 공간에 있었는데 지금은 아니다. 

검정개와 함께 가는 길. 

모든 것은 파괴되었고, 사람조차 보이지 않는다. 

엄마를 찾기 위해 떠나는 길. 

하지만 소년의 눈앞에 보이는 것은 희망이 아니다. 

과연 이 길의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소년이 바라는 세상이 있을까? 


우연히 찾게 된 주소의 그곳은 모든 비밀을 안고 있었다. 

엄마가 먹지 말라고 하던 음식에 대한 비밀. 

그리고 이 세계가 왜 이리되었는지에 대한 비밀. 

엄마의 존재에 대한 비밀. 

알고 싶지 않았던 사실마저 알게 되었고, 자신을 둘러싼 비밀조차도 너무 쉽게 알게 되었다. 


사람이 존재할 수 없는 세상이 오더라도 누군가는 마지막까지 지키고 싶은 것이 있을지도 모른다. 

설사 그것이 진짜가 아니라 할지라도. 

남은 이가 그 희생을 긍정적으로 평가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알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것이 얼마나 슬픈 일인지도. 

자신의 뜻대로 선택할 수 없는 현실. 

진실을 가장 마지막에 알게 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죽어간 이들은 모른다. 


자신의 삶을 자신이 선택한 소년이야 말로 가장 제대로 된 선택을 했다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다 끝난 것 같은 그곳이 끝이 아니라는 생각에 더없이 마음에 들었던 마지막이 마음에 들었던 이야기. 

테라리움. 

우리의 미래에 대해, 인간의 삶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된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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