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패
미아우 지음 / 마카롱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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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란 참 기구하다. 

땅에 붙어 살아가야 하는 노비 신분이어도. 

천하를 호령하는 임금이어도. 

남들보다 조금 나은 재주. 

그 재주 하나로 조금 편하게 살아가나 했는데, 그도 아니었다. 

나쁜 짓을 해서라도 다른 이를 밟고 올라가려는 이가 있는 한. 


역사 속에 나오는 짧은 글귀 하나를 가지고도 이런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 

이 책을 읽으면서 그 능력이 부러웠다. 

작가의 머릿속에는 어떤 세상이 그려져 있을까?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고, 책 속의 주인공이 사는 세상을 살아가는 것. 

그것을 이리 흥미롭게 적어낼 수 있다니. 


책 속 주인공 재겸. 

그는 신분이 좋지 않았지만 탁월한 능력을 한 가지고 있었다. 

표정을 보고 사람의 속마음을 읽어내는 능력. 

잘만쓰인다면 엄청난 힘이 되어줄 능력. 

하지만 그의 올곧은 성격 때문에 졸지에 살인의 누명을 쓰고 도망자가 되어버린다. 

떠돌이 신세. 

10년이 지났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불안이 남아있다. 

그러던 중 자신의 능력을 높이산 이의 일을 도와주게 되면서 임금의 귀에 그의 이야기가 들어가게 된다. 

너무 뛰어난 능력. 

그것이 화를 불러온 것이다. 


그저 평범하게 살아갈 때는 사는데 조금 더 편안함을 주던 능력이, 권력이라는 힘 앞에서는 더 이상 장점이 되지 못했다. 

가진 능력에 비해 배포가 적었고, 살인이라는 누명만 썼을 뿐 그는 너무 순진했다. 

평생 만나보지도 못할 임금을 만나서도 불안해했고, 표정을 읽지 못한 첫 인물 앞에서도 그러했다. 

그가 가진 능력은 경험부족으로 인해 그에게 화살이 되어 돌아왔다. 

뒤늦은 후회. 

어떤 길이 맞는지 고민에 또 고민. 

괜한 능력 때문에 그는 빠져나가지도 못할 곳으로 발을 디디게 된 것이었다. 


주인공의 삶보다 더 흥미진진했던 배경들. 

정조의 비밀편지와 그의 죽음뒤 일어날 일. 

조금 더 믿음을 줬다면, 조금 더 믿었다면 역사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슬프기도, 불쌍하기도, 흥미진진하기도 했던 이야기. 

낭패. 

믿음과 선택이라는 두 단어가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인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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