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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너머로 달리는 말 (리커버 에디션)
김훈 지음 / 파람북 / 2022년 11월
평점 :

처음 이야기를 읽으면서 과연 누가 주인공인 것인지 판단할 수가 없었다.
인간과 말이 동시에 세상을 지배하며 살아가던 그때.
조금 더 영악하고, 조금 더 손을 쓰기 쉬웠던 인간이 말들을 지배하려 한다.
인간은 인간대로, 말은 말대로 삶이 치열하던 그 날들.
군더더기 없는 그 시절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이야기였다.
이 책의 내용이 무엇이냐 물으면 한마디로 말해주기가 어려웠다.
역사이야기인가.. 싶지만 그도 아니고.
상상의 세계인가 싶지만 언젠가 먼 옛날에 있었을 법한 이야기.
어려웠지만 빠져들 수밖에 없다는 말이 딱 어울리는 먼 옛날의 이야기였다.
특히나 나는 인간들의 삶보다 말들의 삶에 더 연민이 생겼다.
누군가에게 길들여지고, 사랑을 하고, 버림을 받고.
그들의 삶은 그들의 것이지만, 인간에게 매이는 순간 그들의 삶은 스스로 선택할 수 없게 되었다.
필요에 의해 키워지고, 필요에 의해 죽어야 했고.
감정대로 행동했지만 누군가의 눈에는 있으면 안 될 일로 비쳤고.
아주 당연한 삶의 이치로 새끼를 배지만, 그 또한 누군가에게는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다.
무질서해 보이는 그 시대의 삶이지만 책을 읽는 동안 느껴지는 질서가 있었다.
야만적인 그들에게서 조금씩 느껴지는 무언가..
이렇게 우리의 문명이 자리 잡아 온 것은 아닐까?
태초에는 이렇게 힘이라는 것이 세상의 질서를 바로 잡아 온 것은 아닐까?
한마디로 정의하기 힘들지만 무엇인가 깨달은 느낌.
시간이 조금 지나면 다시 찬찬히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