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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지 - 푸른 눈의 청소부
최문정 지음 / 창해 / 2022년 9월
평점 :

책을 읽는 동안 부러웠다.
누군가는 이 책을 읽고 나와 생각이 다를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랬다.
유전무죄.
그리고 가해자의 인권이 보장받는 세상.
피해자는 말 그대로 피해자였다.
사건의 시작부터 끝까지.
어디에서도 누구에게서도 보호받지 못했다.
그런 세상에 내 속을 시원하게 해 줄 이가 나타났다.
어벤지.
내 일이 아니어도 울화가 치미는 그런 사건에서 너무 가벼운 벌을 받으면 항상 생각나는 이런 사람 어디 없나 싶었던 그런 사람.
푸른 눈의 청소부.
말 그대로 쓰레기를 치우는 사람.
인간쓰레기.
그것도 아주 시원하고 깔끔하게.
피해자가 상처 입은 것만큼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위안 삼을 수 있는 일들.
나와 생각이 같은 사람들이 대다수였다.
이 사건의 용의자를 꼭 찾아야 하는 것일까?
누군가는 나와 생각이 같았지만 형사 민수는 반대였다.
악에 마주 서서 더 큰 악이 될 수 있다 생각하는 그는 확고한 주관을 가지고 푸른 눈의 청소부를 쫒는다.
그가 찾는 용의자는 그 누구도 될 수 있었다.
이 사람도, 저 사람도.
이 피해자도, 저 피해자도 모두 용의자였다.
하나하나 파헤쳐나갈 때마다 내 가슴이 두근거렸다.
잡히는 것일까? 잡히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완벽해 보이는 저 복수가 들통나는 것일까?
책을 읽다 보니 얼마 전 이슈가 되었던 아동 성범죄자가 생각이 났다.
석방이 얼마 남지 않은 그에게 여죄가 발견되었다는 소식.
우리 세상에도 합법적인 푸른 눈의 청소부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피해자가 속 태우는 일이 없는 세상.
피해자가 밝게 웃으며 살아갈 수 있는 세상.
그런 세상을 위해 존재했으면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이런 사람 없이도 잘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심장이 간지러울 만큼 긴장되고.
울화가 치미는 일들을 깔끔하고 시원하게 만들어주고.
누가 더 옳은 것인지 생각하게도 만들어준 이야기.
어벤지.
두 번 읽을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드는 소설인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