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히든밸리로드 - 조현병 가족의 초상
로버트 콜커 지음, 공지민 옮김 / 다섯수레 / 2022년 7월
평점 :

조현병.
치매와 함께 걸리면 안 되는 병 중 하나라 생각하는 병.
그런 조현병 환자가 가족 중 하나도 아니고 여섯이라니.
배경만 들어도 숨이 막히는 느낌이었다.
계단에 서서 찍은 가족사진.
환하게 웃는 엄마의 모습이 괜스레 슬픈 느낌이었다.
이유가 무엇이든 아이들에게 이런 병이 있다는 것은 엄마에게 너무 가혹한 일이기 때문이다.
표지만으로도 씁쓸한 느낌이 들었던 책.
책장을 넘기면서는 그런 감정들 보다는 현실이라는 생각이 가득했다.
이렇게 많은 아이를 키우고, 이를 쉽게 해내는 어머니로 알려지는 것은 또 다른 방식으로 자신을 돋보이게 만드는 방법이 되리라 여겼다.
돋보이고 싶어 하는 미미.
고급스러운 삶을 살 수 없다면 다른 방법으로 자신을 뽐내고 싶었던 그녀.
그것이 그녀에게도, 그녀의 가족들에게도 그리 좋은 일은 아니었다.
계속되는 상실감과 남편과의 거리감.
그녀가 마음 붙일 곳이 필요한 상황이었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 되는 상황이기에 그녀의 선택이 이해가 가기도 했다.
그녀에게 생기는 생채기들을 멀리할 무엇인가가 필요했다.
그녀의 가족에게 생긴 조현병이라는 험난한 길.
어떤 병이든 그렇겠지만 병을 가지고 있지 않은 가족들에게는 너무나 힘든 날들이었다.
어렸기에 잘 알지 못했고 이해하지 못한 내 가족의 행동들.
숨겨야 했고 도망쳐야 했다.
남에게 말할 수 없었고, 다른 가족에게 조차 도와달라 말할 수 없었다.
내 가족이기에 더 슬픈 병.
병을 가지지 않은 가족들의 힘든 날들이 느껴지는 듯했다.
그리고 아이들의 병에서 절대적으로 벗어날 수 없는 부모라는 이름.
아이들을 직접적으로 양육한 엄마의 행동이 화두에 올랐다.
특이한 케이스의 가족이기에 많은 의사들과 사람들에게서 들었을 이야기들.
가족과 함께 상담하면 환자는 때때로 그의 머리를 어머니의 가슴에 기대고, 안정을 찾은 아기처럼 미소 지었다.
긍정적으로 본 부분이었는데 의사의 반응은 달랐다.
전지전능한 어머니와 의존적인 아기의 관계라 말하는 의사.
그들의 병을 키우게 된 원인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따뜻하기만 한 엄마의 품이 독이 되었을 수도 있다니 가슴이 아팠다.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다시금 느끼게 된 이야기.
가족이 함께 견뎌낸 불행이 그들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