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행성 1~2 - 전2권 고양이 시리즈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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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의 책은 항상 첫 페이지 넘길 타이밍을 잘 잡아야 한다. 

넘기는 순간 이 책을 한 번에 다 읽어야 하니 충분히 느긋하게 읽고 즐길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이번 책 역시. 

베르나르는 전생에 고양이였을까? 

아니면 미래에서 왔을까? 

내 생각과 허를 찌르는 상황설명에 읽는 내도록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 이야기는 고양이. 

지구를 지배하려는 생명체가 쥐이기에 고양이는 더욱 두각을 보일 수밖에 없는 위치였다. 

더군다나 인간의 모든 지식을 가지고 있다면 말이다.

하지만 과연 그것을 인간들이 용납할까?


고양이 바스테트. 

머리의 usb를 통해 인간과 소통할 수 있고, ESRAE를 통해 세상의 모든 지식을 알고 있다. 

정신적으로는 인간과 동등한 위치에 오른 고양이 정도라고 할까? 

하지만 인간의 선입견은 끔찍할 정도였다. 


인간보다 월등히 많은 수를 자랑하는 쥐. 

그 쥐가 인간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그들이 이 세상의 주인이 되리라 맘먹은 것이다. 

속수무책으로 당하던 인간들과 여러 다른 동물들. 

우위를 앗아오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 과정은 그저 내가 아는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서로 자신의 생각이 맞다 우기고, 싸우고, 힘으로 독점하려 하고. 

자신들보다 하등 하다 생각한 고양이의 말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하지만 쥐들을 누구보다 잘 아는 것은 고양이. 

바스테트의 의견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실패도 아니고 성공도 아닌 그저 그런 방법들. 

시간을 버는 데는 성공하지만 완벽한 승리가 아니기에 바스테트의 의견은 또다시 묻히고 만다. 



농담이죠? 당신들은...... 동물이에요. 동물에 <불과>해요! 

그런가요? 당신들도 인간에 <불과>하죠. 



딱히 대단한 의견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고양이의 말에 따라야 할 만큼 위급하진 않다는 것일까? 

어차피 인간도 동물인 것을.. 

발밑에서 쥐들이 불을 지르고, 탱크를 고장 나게 하지만 동물인 고양이의 도움을 받을 정도는 아니다. 

인간이기에. 

죽음이 턱밑까지 왔지만 의견을 모으기 위해 다수결로 결정해야 하고, 실패한 작전을 헐뜯기 바쁘다. 

이야기 속에 나오는 인간은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보는 모습이지만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더 씁쓸하게 느껴졌다. 


이야기의 큰 틀은 인간들이 키를 잡고 조정하고 있지만 그 키를 대놓고 틀어버리거나 티 나지 않게 방향을 바꿔버리는 바스테트. 

새로운 생각을 가진 인간들의 목소리는 작을 수밖에 없고, 힘 있고 기선을 잡은 인간의 목소리는 클 수밖에 없는 세상. 

지금과 다를 것이 없었다. 


이야기 중간중간에 나오는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내용은 고양이가 인간의 말을 하는 이 이야기에 더욱 현실성을 느끼게 만들어 주었다. 

인간이 얼마나 별것 아닌 존재인지 가슴 깊이 새기게 만들어 준 이야기 행성. 

미래에는 동물들에게 지배받는 세상이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잠시 해보았다. 

아니, 인간이라면 고양이에게 그런 능력을 주기보다 인간을 한 차원 높은 인간으로 만들지 않을까?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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