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크 머리를 한 여자
스티븐 그레이엄 존스 지음, 이지민 옮김 / 혜움이음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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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물이었지만 조금 다른 관점에서 읽어진 이야기. 

무섭기만 한 이야기가 아니라 생각을 조금 달리해보는 기회를 가지게 해 주었다. 


책을 읽으면서 어느 민족이든 그들이 지니고 있는 고유한 사상이나 생각은 대를 이어 내려간다는 느낌이 들었다. 

누군가는 전혀 무서워하지 않을 미신 같은 이야기지만, 누군가에겐 삶을 송두리째 바꿔버릴 수도 있는 이야기가 되는 것. 

나에게는 생소한 인디언이라는 배경이 그런 느낌을 가지고 온 듯했다. 


이야기를 읽으며 제일 많이 든 생각은 내가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공포라는 것. 

책 속의 여러 주인공들이 느끼는 불안감은 나에게 큰 공감을 가져오지 못했다. 

조금은 생소한 느낌으로 읽어 내려가던 이야기는 중반부를 넘어가면서 배경을 넘어서는 몰입감을 가져다주었다.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엘크. 

처음부터 이상했다. 

나와 같은 현재를 살아가는 이야기인데 갑자기 엘크 사냥이라니. 

그들은 살아가기 위해 엘크를 사냥한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날은 그 엘크가 죽을 날이 아니었다. 

엘크도, 그들도 운이 없었다. 


다른 엘크들과는 다른 눈 색을 가졌던 엘크. 

총을 맞았지만 죽지 않았다. 

다시 일어서 멍하니 어딘가를 바라보는 그 엘크를 다시 쏘았다. 

그런 엘크의 몸을 갈랐을 때, 무엇인가 이상했다. 

임신하기에는 너무 어린 엘크였는데. 

아직 꿈틀거리는 그 작은 새끼를 땅 속에 묻었다. 

그들은 아무 생각도 느낌도 없이 어미 엘크를 가르고 손질했다. 


그것이 이 일의 시작이었다. 


무조건적인 두려움과 끔찍함으로 끝을 맺지 않았기에 더욱 마음에 들었던 이야기. 

그들이 한 행동으로 인해 일어나는 심리적인 불안감을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던 이야기. 

인디언이라는 사람들에 대해 좀 더 이해하고, 알아본 다음 다시 꼭 읽어보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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