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는 떨어지지 않는다
리안 모리아티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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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잡게 된 꽤나 두꺼운 책. 

700페이지 가깝게 되는 책을 잡고 언제 다 읽나 고민했지만 순식간에 다 읽어버렸다. 

내가 가장 잘 아는 사람이라 생각했던 이를 둘러싼 의혹들. 

하나하나 꼬리를 물기 시작하면서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불신은 내가 알던 이를 살인자로 만들어버렸다. 

진실이 무엇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지금 우리에게 남은 것은 내가 아는 그 사람의 모습을 어디까지 입 밖으로 말을 꺼내느냐 하는 것. 

평소엔 의심가지 않던 일이 또 다른 의심을 부른다. 

그 의심은 예상치 않은 범인을 만들어내고, 아니라는 증거가 나오면 다시 새로운 범인을 만들어 낸다. 


내가 지금 사랑하는 이 사람을 끝까지 믿을 자신이 있나요? 

주변 모두가 그 사람이 한 행동을 손가락질할 때, 그가 하지 않았다고 당당하게 말해줄 수 있나요?

내 머릿속을 가득 채운 생각. 

바로 대답할 수 없다는 사실이 이 책에 빠져든 이유인 것 같다. 


조이와 스탠. 

꽤나 오래 부부생활을 했기에 서로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다. 

사랑했지만 세월에 그 사랑은 그저 그런 감정이 되었을 테고, 서로에게 실망한 것도 많았을 것이다. 

그렇게 그들은 평범하게 살아가는 부부였다. 


그들에게는 네 명의 아이가 있다. 

좋은 사람과 함께 이거나, 혼자지만 넘치는 돈을 가지고 있거나. 

자라면서 다른 형제를 질투했고, 그들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가족이다. 

지금은 떨어져 살고 있는 가족.


외롭고 큰 탈 없는 생활을 하던 조이와 스텐에게 하나의 사건이 생긴다. 

상처투성이의 여자가 집에 찾아온 것. 

의심부터 할 상황에 그들은 친절을 베푼다. 

처음부터 맘을 놓은 것은 아니지만 무언가에 홀린 듯, 그녀를 가족보다 가까이 대하게 된다. 


냄새가 나는 대로 따라간 거죠. 

잠깐만요, 냄새를 따라갈 수 있을까요? 

조금 웃긴 말 같아요. 

어떻게 냄새를 따라가죠? 


그녀가 오게 되면서 뭔가 의심스러운 상황이 생겨난다. 

아니 그녀가 떠나면서 더더욱 의심스러워지기 시작한다. 

아무 말 없이 조이가 사라지면서 그 의심은 실체가 된다. 

조이는 어디로 갔을까? 


영화 같은 반전은 아니었다. 

어쩌면 일상에서도 흔히 있을 법한 이야기. 

하지만 그것이 겹치고 겹치면서 엄청난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의심. 

그 시작은 평범하지 않은 사건 하나와 믿고 있던 사람을 의심하면서 생겨났다. 

진짜가 아니더라도 끼워 맞추려면 얼마든지 맞출 수 있다는 사실이 나를 힘들게 만들었다. 

내가 아는 것이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이 맞을까? 

주변 환경이 바뀐다면 정말 그 사람을 그 모습으로 봐줄 수 있을까? 


사람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내가 가진 고정관념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 이야기. 

오랜만에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를 한편 읽은 기분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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