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 공지영의 섬진 산책
공지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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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눈치를 많이 보고 살았다.

내 생각보다 남의 생각이 먼저였고, 나의 편안함보다는 타인의 편안함이 먼저였다.

같은 생각을 가진 친구들과 약속을 잡으려면 장소를 잡는 일부터 시간이 들어간다.

모두들 타인을 위한다는 마음으로 하는 말이지만 모든 것을 잡아 결정을 해야 하는 입장인 나는 친구들을 보기 전부터 마음이 힘들어 진다.

 

자신을 너무 소중히 생각하는 친구를 만나게 되면 또 피곤함이 몰려온다.

자신이 먹고픈 것, 자신이 가고픈 곳.

다른 이의 생각 따위 신경도 쓰지 않고 자신이 하고픈 것을 줄줄줄 늘어놓는다.

마주앉아 대화를 하다보면 나는 무엇을 위해 이곳에 앉아 있는 것인지 현타가 올 때가 종종 있다.

나는 무엇을 위해 이들을 만나고 있는 것일까?

 

날마다 점점 행복해지기로 했다.

 

책의 표지에 적힌 이 글귀가 와 닿았다.

나는 행복을 위해 친구들을 만나는 것일까?

물론 친구들을 만나고 오면 행복했다.

반가운 얼굴들을 만나 하루 종일 웃고 떠들다보면 스트레스가 사라지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종종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무심코 한숨을 내뱉게 되는 일이 있었다.

나는 과연 행복한 것일까?

 

나 자신을 사랑할래…….

그런데 어떻게?

그건 아무 데도 쓰여 있지 않았다.

 

행복.

한마디로 정의하기 힘든 감정이기에 가끔은 이 말이 헷갈리기도 한다.

51%쯤 행복한 일은 행복하다 말할 수 있는 것일까?

나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도 그렇다.

온전히 나만을 위해, 내 기분이 제일 중요한 삶을 산다는 것.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다 하고 내가 하고픈 일을 다 한다면 정말 행복할까?

상대의 반응에 눈치를 살피는 성격인 나로서는 나만을 위해 사는 인생은 행복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 또한 다른 의미로 스트레스가 쌓일 것 같은 느낌.

그렇기에 책 속에서 시원하게 내질러주는 작가의 말들은 간접적으로나마 내 속을 시원하게 만들어 주었다.

 

중요한 것은 누구의 시선으로 인생을 살아갈 것인가이다.

 

책을 읽으며 가장 와 닿았던 말.

나의 행복인데, 그 기준을 남의 시선으로 보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타인의 이야기를 통해 나의 행동과 생각을 정리해 볼 수 있었던 시간을 만들어 준 책.

나를 더 소중히 감싸줄 수 있는 내가 되길 바래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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