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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피스트
헬레네 플루드 지음, 강선재 옮김 / 푸른숲 / 2020년 7월
평점 :

심리학자가 쓴 심리스릴러라는 글귀가 눈에 띄었다.
제목마저 테라피스트.
사람들은 드라마틱한 경험담을 듣다보면 때때로 짜릿할 만큼 멋진 이야기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다양한 이들의 많은 이야기를 들어보았을 심리학자.
그녀가 듣고 경험한 많은 일들이 만들어내는 이야기는 어떤 내용일지 궁금했다.
전 몰랐어요.
그러니까, 저는 그게 남편에게 듣는 마지막 말이란 걸 상상도 못했다고요.
테라피스트 일을 하고 있는 사라.
그저 남들과 다름없이 평범하게 살아가는 그녀.
남편과의 관계는 그럭저럭.
행복한 추억을 함께 가지고 있고, 때로는 다투기도, 때로는 서먹하기도.
하지만 다시 잘해보리라 서로를 토닥이는 그런 평범한 부부.
그런 그녀에게 생각지도 못한 일이 생겼다.
남편의 죽음.
이런 엄청난 사건을 경험한 이라고 보기에는 뭔가 미심쩍은 부분이 있었다.
그리 슬퍼하는 느낌도 없고, 충격을 받은 부분도 보이지 않고.
오히려 그녀에게는 두려움이 생겨났다.
평소와는 다른 느낌의 일상.
남편의 죽음을 둘러싼 비밀은 무엇일까?
남편이 죽었기에 그녀 역시 용의자였다.
그녀가 느끼는 두려움보다 우선되는 범인 찾기.
남편의 친구를 만나고 밝혀지는 그녀가 모르고 있던 남편의 비밀.
실마리는 풀리는 느낌이지만 뭔지 모르는 두려움이 그녀를 감싼다.
그녀의 주변을 맴도는 누군가가 있다.
내가 기억하는 추억의 모습.
상대가 기억하는 추억의 모습.
두 사람이 기억하는 추억 속에 존재하는 약간의 차이.
기억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어떤 느낌으로 기억하는지에 따라 달라지는 추억의 색깔.
아픔 또한 그렇다.
서로 다르다 느끼는 기억의 모습.
그리고 그에게는 내가 모르는 모습이 있다.
그로인해 생기는 불편한 관심까지.
읽다보니 점점 빠져들어 사라의 두려움에 공감하게 되었다.
남편의 죽음부터 생각지도 못했던 범인의 존재를 눈치 채게 되는 순간까지.
끝난 듯 끝나지 않은 이야기가 책장을 덮기 아쉬운 느낌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