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쎄 Strong Words - 말대꾸 에세이
딥박 지음, 25일 그림 / 구층책방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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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이불 킥을 할 만큼 부끄러운 순간도 있지만, 이불을 물어뜯고 싶을 만큼 제대로 받아치지 못해 억울한 순간도 있다.

딥박.

지은이의 이름조차 마음에 쏙 드는 책.

글쎄..라는 이도저도 아닌 단어를 strong words로 만들어버린 그의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아, 이거 좋네...라며 접어둔 페이지를 넘기자마자.

아! 이것도 좋네...라고 말하게 되는 책.

와...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지..킥킥..하며 읽다가 또 진지모드에 빠져 한없이 생각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글들.

나를 괴롭히던 과거의 일들이 머릿속을 스쳐가며 이렇게 쿨하게 넘어갔어야 했는데 라는 자책을 할 때쯤엔 쿨함을 되짚어주는 글.

책을 읽으며 킥킥, 피식 웃는 내 모습을 보고 있으니 속이 후련해지는 느낌이었다.

 

언젠가 내가 생각하던 삶의 부당함과 불평불만들.

한탄하며 자책하던 그런 삶의 일부분을 조금 다른 각도로 돌아보게 되는 이야기들.

 

남성 키 178cm이상, 여성 44 사이즈 몸매,

30대 연봉 4천 이상, 유명한 맛집,

평론가가 추천하는 영화, 기간 한정 바우처,

tv에 나온 해외 여행지 등

 

내가 중심이 되기보다 만들어진 틀에 나를 끼워 넣어야 하는 현실.

내가 좋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남들이 좋다고 하는 것에 내 생각도 얹어야 하는 상황.

나를 그대로 표현 할 수 있는 나만의 단위, 나만의 취향, 나만의 생각.

그 작은 행복을 알아 가는데 필요한 용기는 결코 작지 않다.

 

도긴개긴이라 쉽게 말하지만

도와 개는 정확히 2배차이다.

-한 칸의 힘

 

아주 쉽다고 생각한 일이라 나 자신을 더 괴롭혀왔다.

그 쉬운 것을 왜 못했을까?

열 걸음이나 걸어오고 나니 한걸음이나 두 걸음이나 거기서 거기지만

당시엔 너무 힘들었던 그 한걸음차이.

힘들어하던 그 때를 이제야 위로받는 느낌.

별것 아닌 몇 글자의 힘이 이리도 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볍게 읽었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글들.

쉽게 읽고 넘어가지만 가슴 깊이 콕 하고 박혀버린 말들.

구구절절한 위로의 말보다 더 큰 위로를 주는 이야기들

가벼운 농담이 더 큰 위로를 가져다준다던 누군가의 말이 찰떡같이 공감 가는 그런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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