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컷 울고 나니 배고파졌어요 - 사는 게 버거운 당신에게 보내는 말
전대진 지음 / 넥서스BOOKS / 2020년 4월
평점 :
품절





사는 게 버거운 당신에게 보내는 말.

 

작게 적힌 부제 옆에 조금 크게 적힌 제목.

하지만 표지에서 제목이 차지하는 비율은 크지 않다 느껴지는 이 책.

그 무엇보다 공감이 가는 그림.

냉장고에 얼굴을 파묻고 뭘 먹어야하나 고민하는 한 사람.

먹거리를 잔뜩 꺼내놓고도 또 냉장고를 살피는 사람.

며칠 전의 내 모습.

슬프고 힘든 것도 배고픔 앞에서는 백기를 들고 만다.

 

제목과는 조금 거리감 있어 보이는 노란 표지.

그래서 마음에 들었다.

힘들다고 꼭 우중충할 필요는 없다.

오늘 우울하다고 내일까지 계속 우울할 필요도 없다.

아주 작은 색깔 하나지만 이 책을 읽기도 전에 뭔가 위안 받는 느낌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제일 많이 든 생각.

아…….이 책은 그 일이 있었던 그날 읽었어야 했는데…….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고, 그 누구에게도 이야기하기 싫었던 일들.

혼자서 눌러 담고, 속이 문드러지도록 다쳤던 그 날, 그 날 읽었어야 했다.

내가 아무것도 아닌 것 같고, 내일이 오지 않았으면 했던 그날.

어렸기에 더 힘들었고, 어렸기에 더 나를 살필 줄 몰랐다.

내 상처보다 더 무서운 것이 많았던 그 시절.

그 때의 내가 읽었어야 하는 책이다.

 

꼭 기억하자.

사람은 사랑의 대상이지.

믿음의 대상은 아니란 걸.

 

알고 있지만 항상 잊게 되는 말들.

공감버튼이 있다면 100번이고 1000번이고 눌러주고 싶은 말들.

 

내 기분 내키는 대로

뚫린 입이라고 함부로 말하는 건

그냥 생각이 없는 거지…….

 

하. 이 말은 그 날 그 인간에게 꼭 해줬어야 하는 말인데.

몇 번이고 소리 내어 읽고 과거의 그날로 돌아가 쏟아버리고 싶은 말들.

왜 할 말을 못하고 상처받은 마음을 꼭꼭 숨겨두기만 했는지…….

나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지나고 보면 ‘ 나를 죽이지 않을 정도의 고통’은

소중한 무언가를 가르쳐준 ‘나의 스토리’가 되는 거 같다.

 

힘들었던 그날의 기억도, 모두 지나쳐와 조금은 아픔에 무뎌진 지금도.

싹 지워버리고 싶었던 그 시절의 경험들도 모두 나의 이야기.

나라는 사람의 인생이야기에 적힌 몇 장의 페이지들.

기억 어딘가에 꽁꽁 숨겨두었던 이야기들.

다시 꺼내지 않으리라 생각했던 내 인생의 상처들을 또 다른 느낌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준 것 같다.

 

나의 상처를 제대로 보듬어주고 살펴볼 기회를 준 이야기.

‘괜찮아‘ 라고 그날의 나를 토닥여주는 이야기.

나를 위로해주고 싶은 날 다시 읽어보고픈 글이 가득한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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