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도 인생이니까 - 주말만 기다리지 않는 삶을 위해
김신지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읽다보면 문뜩 너무 공감이 많이 가는 글귀라 책장을 넘기지 못하고 멍하니 생각에 잠길 때가 있다.

오랜만에 그런 감정을 느끼게 해준 책을 만났다.

소소한 이야기지만 깊은 여운을 남긴 책이라 읽다말고 이 페이지도 접어두고, 저 페이지도 접어두게 되는 책.

 

나는 이동하는 시간이 길어지든지, 대기시간이 길어지는 경우 주로 책을 읽는 편이다.

항상 가방도 책이 들어갈 넉넉한 크기로만 들고 다닌다.

그래서 사람들이 흔히 하는 말, 가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서 시간 버리는 기분이라는 말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그런데 작가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삶에는 그냥 흘러가는 시간도 있다.

기다리거나 견뎌야 하는 시간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게 결코 버리는 시간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일이다.

 

단순히 내 삶속에 짧은 순간이라 생각한 시간을 아깝지 않다 생각한 나였는데.

작가는 더 넓게 생각하고 있었다.

좌절하고 실패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흘러가는 시간조차 꼭 필요하다는 말.

이 글귀를 10번도 더 읽은 것 같다.

내가 지금 보내고 있는 오늘.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니 보낸 오늘이 아깝다 생각한 적이 많았는데.

작가의 글을 읽고 나니 내일을 더 활기차게 살아가기 위한 대기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그만두면 도망치는 걸까요?

 

내가 사회에 첫 발을 내딛은 순간 제일 자주 느낀 감정이다.

아직 어려서 쉽게 포기한다는 말을 너무도 많이 들었기에.

지금 포기하면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없다는 말.

나로 하여금 잘못된 선택을 바로 잡을 기회조차 앗아가 버린 말이었다.

시간이 많이 지나고 느낀 감정을 작가는 너무나도 공감이 가는 글들로 이야기하고 있었다.

내가 조금 더 어렸을 때, 가까운 사이라 더 말 못하고 혼자 끙끙 앓았던 그 날에 내가 이 글을 읽었다면 내 인생은 조금 달라졌을지도 모르겠다.

 

내 인생에 필요 없는 부분이라 여긴 부분조차 꼭 필요하다 느끼게 해주는 글귀들.

항상 느끼던 거지만 남들에게 말하기엔 조금 부끄러워 말하지 못했던 감정들.

그 모든 것들이 녹아있는 글.

타임머신이 있다면 꼭 읽어보라고 20대의 내 발밑에 툭 던져놓고 오고 싶은 책.

 

평일도 인생이니까.

 

특별한 날을 준비하는 날조차 특별한 날이 되기를 바래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