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크 에프 그래픽 컬렉션
로리 할스 앤더슨 지음, 에밀리 캐럴 그림, 심연희 옮김 / F(에프)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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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범죄중에서 피해자가 유독 입밖으로 내기 힘든 사건.

내가 입은 피해를 입밖으로 말했을 때 가져올 후폭풍이 더 두렵고 무섭다.

왜 강하게 저항하지 못했습니까?

왜 치마를 짧게 입고 다녔습니까?

왜 그와 둘이 있었습니까?

가슴을 후벼파는 질문들.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가 한 잘못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들.

그렇기에 두 번 상처입는 피해자들.

숨어야 했고, 소리죽여 울어야 했다.

 

이제껏 많은 성폭행관련 책을 읽었지만 이렇게 피해자입장에서 피해자의 모습을 자세하게 보여준 책은 없었던 것같다.

어제와 같은 삶은 없었다.

말이 없어지고, 친구들과도 멀어져야 하는 피해자의 삶.

말하지 못했기에 아주 떳떳하게 활보하는 가해자.

책을 읽는 동안 피해자의 아픔이 느껴졌다.

특히나 학생이라는 사회적 위치가 얼마나 그녀를 움츠러들게 했을지 공감이 갔다.

 

자신을 숨기고 어두워지고.

제대로 된 생활마저 못하게 되었을 때 조금씩 용기를 내는 피해자.

하지만 이미 시간이 흘렀고, 그녀의 말을 믿어주는 사람은 없었다.

친구와의 대화에서 더 큰 용기를 내보지만 그녀는 또 다시 상처를 받고 말았다.

그렇지만 의외의 장소에서 다시 희망을 보게 된 피해자.

가해자가 다시 악심을 품고 그녀에게 접근하지만 이제 그녀는 많은 것이 달라졌다.

폭발.

자신을 지켜야 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그녀.

가해자 역시 약하디 약한 사람이었을 뿐이다.

그 작은 동굴속에서 빠져나온 그녀는 드디어 날아오를수 있게 되었다.

그 누구도 그녀가 잘못했다 생각하지 않는다.

나쁜 경험을 하며 다쳤을 뿐이다.

 

난 싫다고 말했어.

 

무서운 범죄에 다친 몸과 마음을 잘 보듬어 이겨나가는 피해자가 대단해보였다.

큰 상처에서 혼자 이겨나가야하는 주변 환경이 아쉬웠지만 이런 것이 실제 피해자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가슴도 아팠다.

 

스피크.

말하지 못하는 아픔을 보듬어줄 사람이 주변에 있지는 않는지 생각해보게 만드는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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