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체를 김치냉장고에 넣었다 - 꿈, 무의식, 그리고 정신분석 이야기
윤설 지음 / 새움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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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무의식, 그리고 정신분석 이야기.

 

그 동안 정신상담은 나와 거리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읽다보니 나의 내면에도 누군가에게 이야기하고 털어놓고 싶은 이야깃거리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하는 무의식적인 행동들.

심심할 때나 불안감이 생길 때 하는 조금은 특이한 행동들.

그 모든 것이 나의 정신적 치유를 위해 행동하는 것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나의 행동하나, 말투 하나가 나의 주변인들에게 큰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무의식중에 내뱉은 말 한마디가 다른 이에게 큰 아픔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생각이 많아졌다.

 

돌아갈 따뜻한 곳이 있는 아이는 멀리 갈 수 있다.

돌아갈 곳이 있는 사람은 마음껏 떠날 수 있다.

한번 떠나면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길이라면 얼마나 두렵겠는가?

자녀들은 부모들이 놔주길 바라면서도 바라봐주길 원한다.

 

누군가의 자식이자, 누군가의 친구이자, 누군가의 부모.

다양한 역할의 삶을 살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우리는 다른 이에게 상처를 주기도 희망을 주기도 한다.

내면의 소리.

나를 상처주고 나를 힘들게 하는 기억.

기억 속 아픔들을 풀지 못하고 움켜쥐고 살아간다는 것.

그 아픔이 계속해서 내 정신건강을 갉아먹고 있다.

나 역시 아픈 사람들 중 하나였다.

몸이 아프면 병원이라도 가는데, 정신은 아프면 병원을 가기가 겁이 난다.

묻어두면 돼, 티내지 않으면 돼.

그렇게 나의 내면을 아픈 상태로 던져 놔버린다.

 

불안했던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

싫으면 싫다고, 힘들면 힘들다고 말하는 게 어려운 사람.

자신의 마음보다 타인의 시선에 더 신 신경 쓰는 사람.

가장 원했던 부모로 부터 거절당한 경험이 아직도 아픈 사람.

좋은 부모가 되고 싶은 사람…….

이제는 다르게 살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습니다.

 

문뜩 정신을 차리고 보면 손가락에 피가 나고 있을 때가 있다.

언제 다쳤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하지만 상처이기에 소독을 하고 약을 발라준다.

내면의 상처도 마찬가지다.

모르고 넘어간 상처가 짓물러간다.

지금이라도 소독을 하고 약을 바르면 나을 테지만, 그 상처를 보는 것조차 두려워 그냥 묻어버린다.

과연 그 상처는 언제쯤 치료받을 수 있는 것일까?

 

내 마음속 상처 가득한 아이.

그 아이를 마주보는 일은 내 삶을 통틀어 가장 큰 용기를 내야하는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아이를 치료해주지 않으면 나는 영원히 아픈 아이를 품고 살아가야 한다.

드러내고 소리 내어 나의 아픔을 되돌아보는 일.

당신이 인생을 살며 한번은 용기 내어 해야 하는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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