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링필드, 어느 캄보디아 딸의 기억
로웅 웅 지음, 이승숙 외 옮김 / 평화를품은책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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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짧은 단어지만 참 많은 슬픔과 아픔을 가지고 있는 단어.

우리나라의 역사에서도 참 많은 전쟁이 있었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크게 와 닿는 부분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할아버지에게 6.25전쟁에 대해 들어보았고, 아직 당시의 피해자들이었던 분들이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나와는 먼 과거의 이야기일 뿐이라는 느낌.

그때를 직접 경험한 사람의 감정과 기분, 상황 같은 것은 알 수가 없다.

객관적인 정보로만 전해지는 전쟁이라는 끔찍한 모습만 알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킬링필드.

1970년대 캄보디아의 전쟁이야기.

실제로 경험한 사람이 적어 내려간 이야기이기에 더 몰입하게 되는 이야기.

직접 전쟁이라는 것을 경험을 해본 적 없는 나에게는 조금 충격이었다.

어릴 적, 아무 걱정 없이 살던 한 소녀가 어느 날 갑자기 겪게 된 전쟁이라는 무서운 현실.

그동안 누리던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살아가야하는 오늘.

나의 가족과 헤어질 수도 있다는 악몽, 언제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이 현실을 이겨낼 수 있다는 막연한 자신감.

그 때마다 다가오는 현실, 배고픔.

가족과 헤어져 홀로 살아남아야 하는 배고픈 오늘이 힘든 아이.

살아남기 위해 더 강해져야하는 아이.

 

아빠, 난 그 구덩이 안에서 아빠가 다른 사람들 위에 누워서 고통스럽게 숨을 쉬고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을래요.

군인이 아빠를 불상하게 여겨서 곧바로 총을 쏘았다고 믿을 거예요.

아빠, 숨 쉴 수가 없어요.

아빠를 떠나보내서 미안해요.

 

내 가족의 죽음이라는 것.

조금 덜 고통스럽길, 조금 덜 힘들었길 바라는 아주 소박한 바램.

전쟁이라는 상황 속에 이보다 더 큰 소원은 없을 아주 간절한 마음.

아주 어린 아이가 깨닫기엔 가슴 아픈 현실이다.

 

킴 오빠는 그날 밤 이후로 다시는 도둑질을 하지 않는다.

그 즈음 오빠는 더 조용해지고 더 소극적이 된다.

아빠는 돌아가시고 오빠들은 수용소에 있어서 킴 오빠가 우리 집 가장이다.

그러나 오빠는 단지 어린 소년, 가족을 보살피기에는 역부족인 어린 소년일 뿐이다.

 

커다란 부모라는 그늘아래서 안락한 삶을 살아가야할 소년.

아빠를 잃은 그는 원치 않게 가장이 된다.

자신보다 더 어린 동생들을 지키기 위해.

자신보다 더 약한 엄마를 지키기 위해.

 

누군가의 이익을 위해, 누군가의 욕심을 위해, 누군가의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시작되었을 전쟁.

그 피해는 고스란히 힘없는 자들의 몫이다.

전쟁이라는 짧은 두 글자가 품고 있는 아주 끔찍한 모습.

이 책을 통해 함께 가슴아파하고, 함께 울었다.

다시는 없었으면 하는 우리의 현실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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