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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와 생쥐 ㅣ 이야기 속 지혜 쏙
김인숙 지음, 원아영 그림 / 하루놀 / 2019년 7월
평점 :
나는 나에게 익숙한 이야기를 아이와 함께 읽는 시간이 좋다.
내가 어릴 적에 읽었던 책을 아이와 함께 공감할 수 있다는 사실이 행복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새로이 나오는 이야기 책 보다는 내가 어릴 적에 보고 읽던 이야기책을 선호하게 된다.
이번 사자와 생쥐 역시 내가 기억하고 있는 이야기중 하나이다.
아주 크고 힘센 사자와 아주 작고 약해보이는 생쥐.
아무 연관도 없어 보이는 두 동물사이에 일어나는 작은 해프닝.
책의 표지에 그려진 사자의 귀찮은 표정과 생쥐의 익살스런 표정을 본 아이는 생쥐가 꼭 톰과 제리의 제리같다고 말한다.
사자가 톰인가? 라고 하며 어떤 일이 일어날지 궁금하다는 표정이다.
처음부터 까불 까불거리는 모습만 보여주는 생쥐.
이것도 갉아먹고 저것도 갉아먹고.
동물의 왕인 사자는 뭐가 그리 귀찮은지 매일 잠만 잔다.
심심한 생쥐는 친구와 놀고 싶어 무작정 밖으로 나온다.
뛰고 구르며 신나게 놀다보니 사자의 몸 위까지 올라간다.
겁 없는 생쥐.
하지만 그런 생쥐가 귀찮기만 한 사자.
사자가 무서운지도 모르고 노래까지 부르며 뛰어다니는 생쥐.
이미 아는 내용인데도 생쥐의 앞날이 불안해진다.
생쥐는 끝내 폭발한 사자에게 잡아먹힐 뻔 하다 빌고 또 빌어서 풀려난다.
사실 귀찮음을 못이긴 사자의 용서이기도 했다.
은혜를 꼭 갚겠다며 도망을 치는 생쥐.
아주 아주 커다란 사자에게 은혜를 갚을 수 있을까?
아이에게 물어보니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대답이 나온다.
어떻게 할 수 있느냐 물으니 심부름을 할 수도 있고, 사자이빨에 뼈가 끼이면 빼 줄 수도 있다고 한다.
나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대답이 나와 놀랬다.
책을 읽다보면 나는 닫힌 생각을 하고 아이는 열린 생각을 한다는 사실을 종종 깨닫게 된다.
이야기를 끝까지 읽으면서 아이는 까불이라도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며 웃는다.
이 또한 나는 생각하지 못한 부분.
까불지 않았으면 사자에게 잡히는 일이 없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까불이라서 사자와 알게 되었고, 사자를 도와주게 되었다는 아이의 이야기.
결론이 정해진 이야기가 아니라 아이의 생각이 다양하게 펼쳐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특히나 마음에 들었던 그림.
아이가 그림을 그리는데 두려움이 많아 그림을 그리지 않으려 하는 모습을 종종 보았었다.
이 책 속의 그림은 반듯하게 그려진 그림이 아니어서 좋았다.
사자 갈기가 엉망으로 엉클어져있고.
사자의 앞발이 얼굴보다 크고.
색칠도 꼼꼼하지 않게 되어있고.
반듯하고 꼼꼼하게 그려진 그림이 아니라서 아이에게는 또 다른 자극이 된 듯했다.
익숙한 이야기도 아이와 나에게 재미있는 시간을 가져다줄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아이와 많은 대화를 하며 읽을 수 있는 이야기, 사자와 생쥐.
아이와 함께 읽을 책으로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