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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고기
조창인 지음 / 산지 / 201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처음 읽은 건 대학생 때였다.
책을 읽은 후 슬프다는 느낌은 있었지만 가슴깊이 와 닿지는 않았다.
당시엔 알지 못했던 부모의 사랑.
고등학생이었던 나에게 그 사랑은 왜 그리도 맹목적이기만 한 것인지 의문이었다.
20년 남짓 흐른 지금 나는 부모가 되었다.
아이를 키우며 읽은 이 책은 처음 읽었던 그 때의 감정과는 많이 달랐다.
내 목숨과 바꿀 수 있다는 말.
그 말이 어떤 뜻인지 알기에 아빠라는 이름으로 그가 한 행동들이 이해가 갔다.
부모의 사랑을 이야기한 많은 책들은 부모보다는 엄마라는 존재에 초점이 맞춰진다.
그래서 이 책이 더욱 특별했다.
아빠라는 존재가 가지는 부성애.
아빠든 엄마든 사랑에 큰 차이는 없다.
사람이 다른 것이다.
사람에 따라 내가 더 소중한지, 아이가 더 소중한지 중요도가 다를 뿐이다.
가시고기.
먹지도 자지도 않고 알들을 지켜내는 고기.
새끼들이 무사히 알에서 깨어나면 죽는 아빠 가시고기.
그 새끼들은 아빠의 살을 뜯어먹으며 자라난다.
제목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가시고기 같은 사랑.
아이만 살릴 수 있다면.
내 피와 살보다 더 중요한 아이.
아빠의 어린 시절은 힘든 시간 이었다.
그래서 더욱 아이에게 매달렸을지도 모른다.
기억에서조차 지우고 싶던 아버지와의 기억.
그 기억 때문이라도 아빠는 아이를 포기할 수 없었을 것이다.
자신을 포기한 아버지의 뒷모습을 보았으니까.
그렇게 그는 자신의 삶을 버리면서 아들을 보듬어냈다.
남에게 비굴해져가며, 돈이라는 것에 자존심을 내던지며 지켜낸 나의 아이.
그렇게 지켜낸 아이를 보낼 수밖에 없는 아빠.
자신을 사랑하는 여자와 행복한 단꿈한번 꿔보지 못하고.
자신이 사랑하는 아이와 맘 편하게 웃어보지도 못하고.
꺼져버린 아빠의 삶.
그의 삶은 헛되지 않았지만 너무 허무했다.
지켜내고픈 것을 지켜냈으니 그가 눈을 감을 때는 그런 맘이 들지 않았을까?
이해는 되지만 가슴 한편에는 답답함이 남는다.
다시 읽어도 가슴깊이 슬픔이 묻어나는 책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