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우리가 우리였던 날들을 기억해요

우리가 우리였던 날들을 기억해요 - 우리였던 기억으로 써 내려간 남겨진 사랑의 조각들
박형준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3월

우리.

나는 우리말 중 가장 마음에 드는 단어가 무엇이냐 묻는다면 첫 번째가 ‘우리’라는 단어다.

너, 나를 한데 어우르는 말.

우리가 우리였던 날들을 기억해요.

그래서 그런지 제목이 참 마음에 들었다.

우리였던 기억으로 써 내려간 남겨진 사랑의 조각들.

영화와 함께하는 사랑 그리고 치유 에세이.

사랑이라는 감정 가득했던 우리라는 기억.

영화와 함께 하는 이야기라고 하니 더 관심이 갔다.

나의 추억 속에 있는 사랑이라는 기억.

마냥 행복해하며 웃음 짓던 내 모습이 생각나기도 하고,

유난히도 가슴 아파 눈물 흘리던 기억도 난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영화같이 빛났던 내 삶속에 경험했던 수많은 사랑이야기가 떠올랐다.

시험을 치른 후 만점자는 시험문제를 다시 풀지 않는다.

시험문제를 틀려본 사람만이 틀린 문제를 다시 틀리지 않기 위해 오답 정리를 한다.

더 많이 사랑한 사람이 지난 사랑을 복기하는 건, 떠난 사람에 대한 미련이 아니라 사랑하고 있던 그 때 내 모습을 다시 들여다보기 위해서다.

영화도 영화였지만 작가의 글에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았다.

그저 영화를 봤는데 이렇게 세세하게 공감하며 볼 수도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더, 많이, 치열하고도 미치도록 또 지독하게 사랑해서, 그래서 더 아프다.

이별의 고통은 사랑의 잔량과 비례한다.

영화만 보았을 때 느꼈던 감정보다, 영화만 보았을 때 떠오르던 추억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더 다양한 감정과 추억을 떠올린 것 같다.

가볍게 읽기 시작했는데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자꾸 다시 내용을 곱씹는 느낌.

그 영화가 어떤 영화였더라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사랑에 대해 공감하고, 이별에 대해 이해하게 되고.

만남에 대해 고민하고, 타인과의 관계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내가 놓쳤던 영화의 한 부분을 생각나게 했고, 다시금 영화를 찾아보게 만들었다.

특히나 관심이 가는 컨텍터라는 영화.

전체적인 내용을 읽고 다시 본 차례에 적혀있는 ‘슬픔보다는 소중한 기쁨을 주겠다’ 라는 문장.

컨텍터라는 영화를 보고 작가가 느낀 감정이 그대로 느껴지는 듯했다.

이 책에 나온 열다섯 편의 영화를 다시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찬찬히 영화를 본 뒤에 이 책을 다시 읽어보고 싶다.

영화를 보고 느낀 감동을 누군가와 이야기하는 느낌이 들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