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한 요즘 - 마음이 짠해 홀로 짠한 날
우근철 지음 / 리스컴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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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흐르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냥 아무 이유 없이 가슴이 짠하게 슬픈 날이 있다.

별다른 이유가 있는 건 아니지만 좋은 추억 안 좋은 추억 다 생각나며 쓴 소주가 생각나는 그런 날.

유독 센티해지는 그런 날을 담은 책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약간 바랜 듯 한 필름사진의 느낌이 좋았다.

너무 선명해서 눈이 아플 정도인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사진보다 눈도, 마음도 편해지는 사진.

꾸미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느낌이 전해지는 사진들을 보고 있으니 나 역시 소주생각이 났다.

아직은 소주가 쓰기만한 어린 입맛이지만 그저 소박하게 소주한잔을 앞에 두고 조용하게 친구랑 마주앉아 추억을 이야기하는 그 때 그 느낌이 생각이 났다.

거창하게 적힌 이야기도 없고, 그럴싸한 자랑거리도 없는.

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진과 함께 적힌 글귀들이 왠지 모르게 가슴에 와 닿았다.

예전보다 더 선명해지고 깨끗해지는 디지털 세상 속에서 나만 오래된 듯 한 느낌을 받는 날이 종종 있었는데.

이 책은 그런 날 나와 닮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모두 앞만 보고 더 높은 곳을 향해가는 것 같은데 나만 뒤처지는 그런 생각이 드는 날.

 

그렇게 조금은 내가 작아지는 날 위로받을 수 있는 책.

세월이 오래된 듯 바랜 느낌의 사진이 내 마음을 위로해주는 것 같은 책.

 

한줌 흙처럼

엄마아빠가 인생 쏟아 붓고

흙에서 꽃피운 게 당신이다.

 

늘 생각하고 있던 내용이지만 간략하게 정리해주는 느낌의 글귀들.

짧지만 가슴에 와 닿는 이야기들.

조용한 밤에.

불이 다 꺼진 집안에서.

조용히 소주한잔 마시고 싶은 날 생각날 것 같은 책.

잔잔하게 마음의 안정을 느끼게 해주는 느낌으로 가득 찬 책, 짠한 요즘.

너무 빠르게 흘러가는 요즘 세상에 조금은 천천히, 한발 쉬는 듯 한 느낌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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