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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아직도 나를 알아가는 중이라서
연분도련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18년 12월
평점 :
그래서 제 인생은 언제 완성되나요?
책의 뒤표지에 적힌 이 말이 참 인상 깊다는 느낌이 들었다.
30중반을 넘어서 후반으로 다가가는 지금 이 나이인 나 역시 아직 고민 중인 것 중 하나이기에.
생각해보면 20대 때는 그래도 젊음이라는 이름으로 아직은 이래도 괜찮다는 느낌을 가졌던 것 같은데.
30대가 되고나니 더욱 그 물음에 대한 답이 절실해졌다.
책을 전체적으로 평하자면,
모든 사람들이 한번쯤은 생각했던 공감이 가는 이야기들의 모음집정도라고나 할까?
귀여운 그림체에 눈이 한번 가고, 그 내용이 너무 공감이 가서 눈이 두 번 간다.
책을 넘기면서 계속 ‘공감, 공감. 이번 이야기 진짜 공감.’
다음 장을 넘기면 또 ‘공감, 공감...’
제일 공감이 가는 이야기는 솔직한 사람이라는 부분이었다.
“그건 솔직한 게 아니라 무례한 것이다.”
자신이 솔직한 성격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
그 성격 때문에 욕을 먹는다며 왜 솔직함이 욕을 먹느냐고 이야기하는 사람.
“따뜻한 솔직함을 미워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솔직함이 따뜻한 위로로, 따뜻한 격려로 전해진다면 과연 다른 사람들이 그렇게 반응 했을까?
나 역시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자신은 털털하고 뒤끝이 없다던 사람.
성격 좋다는 말을 많이 듣지만 말을 막한다라는 소리도 듣는다던 그 사람.
뒤끝이 없기 위해 본인의 생각을 그 자리에서 막 쏟아 붓던 사람.
남이야 답답하든 말든 본인 할 말만 하고는 난 뒤끝 없다 말하던 그 사람.
과연 그 뒤끝 없는 성격이 좋은 것이라 말해주는 주변 사람이 있을지 궁금했다.
누구나 한번쯤은 겪었을 법한 고민을 다른 사람의 이야기로 들으니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는 안도감이 들었다.
그리고 나는 정답을 발견하지 못했는데, 엉뚱하고 재치 있는 말로 정답을 말해주는 느낌도 들었다.
사람들은 왜 내가 빛이 날 때만 나를 바라봐주는 것일까?
내가 무언가를 그리고 쓰지 않을 때는 사람들이 나에게 관심이 없는 것 같았고, 온종일 아무것도 올리지 않으면 어둠 속으로 잊히는 기분이었다.
사람들은 네가 빛나는 순간에만 바라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어두운 순간에도 너를 바라보며 네가 빛나길 기다리고 있을지도 몰라.
너무 어두워서 보이지 않을 뿐이지.
네가 빛나는 순간에야 너를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이 보이는 거야.
이 글귀를 읽으니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글귀 옆 일러스트.
빛나는 별을 짊어지고 있는 나의 모습을 바라봐주는 사람들의 눈빛.
요즘 외롭다는 말을 많이 하는 현대인들이 꼭 읽어보았으면 하는 문구였다.
언제나 든든하게 내 주변을 지켜주지만, 내가 힘들어서 미처 알아채지 못한 눈길.
누구든 혼자가 아니라는 것.
힘듦의 강약은 있겠지만 모두 힘든 삶을 살아간다는 것.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지만 안하면 더 좋다는 것.
완벽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
남보다 뒤처지긴 하지만 앞으로 나아가고는 있다는 것.
소소하게 공감을 불러오는 메시지가 많은 이야기.
귀여운 그림이 함께 라서,
나와 공감이 가는 이야기가 많아서,
정답이라고 강요하지 않아서,
그래서 마음에 드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