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학자라고 새를 다 좋아하는 건 아닙니다만
가와카미 가즈토 지음, 김해용 옮김 / 박하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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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덜이 조류학자.

책을 전부 읽어본 소감은 '이 부제목이 딱이다' 라는 말이 바로 나온다는 것이다.

이과특유의 성격이 아주 강하게 느껴지는 그의 책.

나 역시 이과를 나왔기에 너무나도 공감이 가는 그의 생각들.

전혀 쓸데없는 것 같지만 나는 심각해질 수 있는 고민과 걱정들.

그리고 기승전'새'로 결론 나는 그의 모든 이야기.

참 오랜만에 한참 공부하던 그때를 떠올릴 수 있는 이야기를 읽은 느낌이다.

 

내가 아는 한 동물은 다리가 많을수록 불쾌감이 커지고 적을수록 아름답다.

지네는 백 개, 거미는 여덟 개, 바퀴벌레는 여섯 개

시궁쥐는 네 개, 조류와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는 두 개.

아무리 생각해봐도 조류와 여신이 아름답다.

물론 바이크가 사륜차나 덤프트럭보다 압도적으로 멋지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그렇지 않다면 스티브 맥퀸이다 톰크루즈가 미션을 수행할 때 바이크를 사용할리 없지 않는가.

 

투덜이 조류학자의 발칙한 탐험기라는 책표지의 부제를 보고 조류학자가 새를 관찰하기 위해 탐험한 이야기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책에는 새의 이야기도 많이 나왔고, 새의 습성이나 새의 그림, 새의 이름을 짓는 이야기나 멸종에 관한 이야기, 새의 뼈 그림까지.

새에 관한 많은 것이 나와 있었다.

하지만 책의 주된 내용은 이과를 졸업한 사람이 남들보다 조금 더 아는 새에 대한 이야기를 섞어 해주는 다양한 이야기정도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 같다.

읽다보면 전혀 필요 없는 지식이지만 들어두면 피가 되고 살이 될 것 같은 이야기들이 아주 많이 나온다.

그런데 그 이야기들이 재미도 있다.

푸하하 하고 웃음을 터트릴 그런 이야기는 아니지만 입가에 미소를 띠고 읽을 수 있는 이야기 정도.

한 번에 전부 읽을 필요도 없고, 천천히 한 장 한 장 읽으면서 즐길 수 있는 가벼운 이야기.

 

새에 대한 것은 그리 진지하게 받아들여 본 적도 궁금해 한 적도 없는 나이지만 참 매력적인 책이라는 느낌이 든다.

전문가가 아주진지하게 유머를 섞어 가며, 세상의 이치를 섞어가며 알려주는 새 이야기.

한없이 진지하기만 한 새 백과사전 같은 느낌이 전혀 없지만 책을 전부 읽고 나니 새에 관한 크고 작은 상식들이 생겨난 느낌이다.

특히나 새의 똥에 관한 이야기는 아마도 새똥을 볼 때마다 생각날 것 같다.

다양한 분야에 이런 작은 상식들을 알려주는 재미있는 책이 또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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