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소방관으로 산다는 것 - 세상이 멎는 순간 주어진 마지막 기회
김상현 지음 / 다독임북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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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잘못한 건 소방서에서 근무하겠다 다짐한 것이었다.

 

책이 너무 얇았다.

이런 이야기는 더 많이, 더 장황하게, 아주 많은 잘난 척을 가득 담아 적어도 좋을 것 같았다.

소방관.

가장 존경받지만 대우는 꼴찌라 생각되는 직업이다.

누군가 말했다.

사명감 없이는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아는 언니가 구급대원으로 일을 하고 있는데 임신을 하고서 일을 그만둘 생각을 한다고 말을 했었다.

막연히 공무원을 왜 그만 두냐고 했었는데 실상은 너무 참혹했다.

그런 현실에 비해 보수와 복지는 너무 부족했다.

책을 읽으면서 느껴지는 씁쓸함.

초등학생들의 우상이지만 성인들에게는 세금으로 월급 받는 공무원.

그들의 생생한 하루하루를 보여준 책.

 

글이 참 잘 읽어졌다.

지은이는 과장이 포함되어 있다고 적어뒀지만 내가 보기엔 너무 낮춰 적은 느낌이었다.

본인의 목숨을 걸고 살려야하는 타인의 목숨.

그 하나만으로도 그들은 박수 받아 마땅한 사람들이다.

 

그녀는 땀범벅이 된 우리를 보고 몇 마디 내던졌다.

“그냥 죽게 내버려 두지, 왜 그리 애를 썼대요?

하여간 우리나라 공무원들은 융통성이 없어, 융통성이.”

 

죽기 전의 사람을 살려놨는데 저런 소리를 들으면 기분이 어떨까?

책 속에 담담하게 적어 내려간 그의 생각이 마음이 아팠다.

민원이 들어오지 않게 머리를 조아리는 게 익숙하다는 말.

내 얼굴에 오물이 튀고 피가 튀어도 닦지도 못하고 살려놓은 사람.

그런 상황에 고맙다는 말은커녕 핀잔을 주는 보호자.

정말 화가 났다.

내 일도 아닌데, 목숨을 건 그들의 행동에 돌아오는 것이 저런 것뿐이라니.

 

우리가 시위하러 나가면 불은 누가 끄냐?

가만히 있어 그냥.

시간이 해결해줄 거야.

이렇게 쌔빠지게 일하는데 안 나아지면 그게 이상한 거지.

 

누군가 말했다.

하다하다 더 이상 안 되는 것이라 생각하면 사람은 포기를 하게 된다고.

이 글을 읽는데 그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소방장갑을 사비로 산다는 뉴스가 나온 적이 있었다.

목숨 걸고 하는 화재진압.

그들의 목숨 또한 나라가 지켜줘야 할 국민의 목숨이라고 생각한다.

소방관의 처우 개선.

그들이 좀 더 마음 놓고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면 그 것이 과연 그들만을 위한 일일까?

 

세상이 멎는 순간 주어진 마지막 기회.

 

책속의 활동사진을 좀 더 멋지게 찍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주 멋진 티비 속 배우들처럼.

이렇게 대단한 일을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사진 속에 실어주고 싶은 느낌.

 

그들이 누군가의 핀잔에 마음아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기가 죽지도 않았으면 좋겠다.

언젠가는 그들이 하는 일이 우리나라 1등 직업이 되었으면 좋겠다.

아이들에게 소방대원아저씨가 아닌 소방대원선생님이라 불렸으면 좋겠다.

 

이 책이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져 그들의 대우가 더 좋아졌으면 한다.

오늘도 어디선가 고생하고 또 고생할 그들이 그래도 직업하나는 잘 골랐다고 후회하지 않을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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